CPU와 그래픽 카드 시장 `만년 2위`인 AMD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AMD는 국내 시장에서 `그래픽 성능`을 강조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사를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이렇다 할 점유율 변동 없이 미지근한 편이다. AMD가 한국 시장에서 영업력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11일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 인텔 울트라북과 AMD APU A시리즈의 이달 점유율은 각각 7.8%, 1.8%로 나타났다.
인텔은 지난 5일 새 CPU인 아이비브릿지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덕분에 인텔 울트라북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2.8%에서 이달 7.8%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에 AMD는 지난 1월 1.3%에서 2월 0.7%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1.8%까지 소폭 회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A시리즈의 신제품인 `트리니티`를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예약 판매 중인 HP 파빌리온 `M6-1001AX` 1종에 채택된 것을 제외하면 신제품에는 찾아볼 수 없다.
AMD는 전통적으로 그래픽 성능에 강점을 내세웠다. 트리니티 출시와 맞물려 노트북 게이밍 이용자를 위한 행사를 개최했던 것도 그래픽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AMD는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에 이어 2위에 머물고 있다. 다나와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그래픽 카드 시장은 엔비디아가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AMD는 33%로 전달 대비 오히려 2% 가량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 최근 AMD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그동안 단기 성과에 치중해 기술력보다 영업력을 앞세운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권태영 AMD코리아 대표도 “칩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없다”며 “AMD의 시장 점유율이 오른 것은 새로운 기술 때문이라기보다 영업의 힘”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자사의 신제품 규격을 제조사에 요구하는 경쟁사와 달리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대로 만들어 주는 영업 방식을 고수하면서 환영받았다는 설명이다. AMD는 맞춤형 영업 덕분에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을 20%까지 끌어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전자에 치우친 결과로 AMD가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CPU를 기본으로 한 종합적인 기술력 향상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국내 CPU 시장 점유율 추이, 인텔 VS AMD (단위:%) (자료:다나와)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 추이 (단위:%) (자료:다나와)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