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지 않는 통신제국` 스페인 텔레포니카가 유럽발 경제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가입자 이탈로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대규모 채무에 시달리자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세계 3위 이동통통신업체 텔레포니카는 보유한 차이나유니콤 지분의 절반을 차이나유니콤에 되판다. 지분 4.56%(약 10억주)를 약 14억1000만달러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보유한 지분은 5.01%로 준다. 텔레포니카 측은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은 부채 감소 등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텔레포니카는 독일 지사 격인 영국계 이통사 오투(O2)의 지분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로 유동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텔레콤, 브라질 비보(Vivo) 등 해외 투자 통신사 지분 처분도 물망에 올랐다. 남미 등지에 투자한 부동산 등 자산 매각도 고려한다.
인력도 크게 줄인다. 텔레포니아는 발표한 구조조정안에 보유 자산 매각 외에 스페인 내 직원최고 20%까지 감원 계획을 포함했다.
텔레포니카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공들여 확보한 세계 각국의 통신사 지분을 내놓는 이유는 채무 상환과 향후 경영권 유지를 위한 자금 확보로 풀이된다. 이 회사 채무 규모는 약 571억유로(약 84조원)다. 지난해 11월에는 9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날로 악화했다.
휴대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 2월 39.6%에서 한 달 만에 38.6%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 기간에 가입자 33만7000여명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하락과 가입자 감소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텔레포니카는 지난 5월 말 스페인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패션브랜드 자라를 소유한 인디텍스에 넘겼다.
서동규·김용주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