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는 다른 제조업 중심 국가산업단지와 달리 SW·IT서비스 등 지식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업체가 많고 도심 속에 조성된 산업단지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다른 제조 중심 산업단지에 적합한 법 조항을 G밸리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임종인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장은 G밸리 특수성을 이같이 강조하며 G밸리 현실에 맞는 산업단지 관리모델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약칭 산집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입주 업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임 본부장은 G밸리 지원시설 부족 문제도 토지 용도변경과 지원시설 추가 확보로 물꼬를 틀 계획이다. 토지 용도변경에 따라 특정 기업이 혜택을 받는다면 개발이익을 환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현재 가산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마리오 등 패션몰업체가 사업장을 신축 중인데, 개발이익을 환수해 창업지원시설, 패션지원센터, 문화복지시설 등 지원시설 확보에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여기에 산단공 인근 보세장치장에 건립되고 있는 건물에 호텔, 컨벤션센터가 들어서면 지원시설 부족 문제는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본부장은 오는 2014년 구로공단 조성 50주년을 맞아 서울시, 구로구, 금천구, G밸리녹색산업도시추진협회 등과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구로공단 시절부터 G밸리는 울산, 구미, 창원 등 국가산업단지와 함께 우리 경제를 이끄는 혈맥이었다”면서 G밸리가 갖는 역사성과 미래 가능성에 주목해 5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밸리 구조 고도화와 QWL 단지조성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생각이다. “그동안 G밸리를 일하기 좋은 녹색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구조 고도화사업을 추진했지만 정부의 지방산업단지 육성정책에 밀려 성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용역업체를 선정해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임 본부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G밸리에 관심이 높아진 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서울시는 그동안 G밸리가 국가산업단지라는 이유로 무관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서울시가 G밸리 내 전기자전거 설치 및 운영, 구로역사박물관 건립사업에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면서 앞으로 패션지원센터 설립, 교통인프라 개선 등 사업에도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판교, 상암DMC, 송도 등 지역에 벤처집적단지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G밸리 위기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임 본부장은 “입주기업들이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른 벤처집적단지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다만 산업단지 또는 벤처집적단지 간 역할분담 또는 연계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입주업종 확대, 클러스터사업 활성화, 기업주치의제도 도입, 생활 및 문화인프라 확충 등이 병행된다면 G밸리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산단공과 불편한 관계였던 입주기업 대표기관과 관계 개선에 대해 묻자 임 본부장은 “지속적인 만남으로 입주업체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겠다”고 덧붙였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