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에너지고효율제품

에너지 절약은 실천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계도 있다. 에너지 절약이 실생활에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다 절약할 수 있는 양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에너지 고효율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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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세이버의 데스크톱형 대기전력차단콘센트 `반디`.

요즘 잘 팔리는 가전제품 이름에는 `ECO`라는 단어가 꼭 붙는다. 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사용과 탄소배출을 줄였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전기요금과 환경문제에 민감한 만큼 고효율 제품의 소비는 지속 증가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꼼꼼한 소비자들은 1~5등급으로 구분된 에너지 소비효율등급표시까지 살핀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는 제조업체들이 생산 단계부터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생산·판매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의무화 한 제도다.

1등급 제품은 5등급보다 에너지를 평균 20~40% 절약할 수 있다. 700ℓ 용량의 1등급 냉장고를 사용하는 사람은 3등급 제품 사용자보다 연간 약 2만2000원의 전기료을 절약할 수 있다. 같은 등급 기준으로 15평형 냉장고는 연간 1만원, 10인용 밥솥은 3500원 절약이 가능하다.

낭비되는 에너지를 잡기위한 제품 소비도 늘고 있다. 플러그를 뽑아 놓지 않으면 저절로 소모되는 `대기전력`을 차단하기 위한 대기전력차단콘센트가 대표적이다. 대기전력을 모두 차단하면 한 가정이 1년에 약 한 달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 연간 5000억원을 아낄 수 있다.

`친환경 발전소`인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최대 80%의 높은 에너지효율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일반가정을 넘어 도심 건물 등지로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산업계는 IT를 이용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IBM은 미국 버몬트 반도체 공장에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을 도입해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약 51억㎾의 전력을 절감했다. FEMS는 공장에서 가동 중인 설비의 에너지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최적의 에너지소비를 찾는 시스템이다. 지멘스가 2009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산업 분야에 FEMS를 적용할 경우 연간 최대 20%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이지세이버-대기전력차단콘센트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기전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전력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기제품에서 소비되는 전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대기전력이 가정 전력소비량의 평균 10%(약 60W)를 차지한다.

이지세이버(대표 양기출)는 벽에 매립하는 1구·3구 제품과 바닥에 매립하는 1구 제품을 비롯해 아답터형·데스크톱형 등 다양한 대기전력차단콘센트를 생산하고 있다. 대기전력차단콘센트를 설치하면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놓지 않아도 대기전력으로 인한 낭비를 손쉽게 막을 수 있다.

이지세이버의 제품 중 데스크톱형 대기전력차단콘센트 `반디`는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 제품은 가전제품이 사용하는 전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콘센트가 이를 인지하고 전력공급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일반 콘센트에 꽂아서 사용할 수 있고 TV와 같은 가전제품의 리모콘으로 조작할 수 있다.

비데·전자렌지와 같이 단시간 전력 사용이 필요한 경우 수동버튼을 눌러 콘센트를 조작할 수 있다. 타이머를 설치하면 원하는 시간에만 전력을 사용할 수 있고 이후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할 수 있다. 냉장고·전화기처럼 24시간 전력이 필요하거나 일반 콘센트가 고장 났을 때에는 대기전력 자동차단 기능과 관계없이 일반 콘센트처럼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처럼 전원이 꺼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제품에 대응하기 위한 `오프타임 딜레이` 기능도 갖췄다.

이지세이버는 스마트그리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통신대기전력 차단 기술도 개발했다. 통신대기전력은 통신을 위해 항상 대기하면서 기기당 10~20Wh씩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력이다.

이지세이버의 기술이 포함된 전자부품연구원의 `에너지절감시스템(ESS) 표준안`은 최근 국제전기표준회의(IEC)의 기술규격서(TS) 발간이 최근 확정됐다. TS는 국제표준(IS) 바로 전 단계 등급으로, 상용화 이전의 기술에 대해서는 보통 IS를 발간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세계 스마트그리드 국제표준을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기출 사장은 “대기전력차단·전력통제 기능을 갖춘 네트워크 스위치 연동형 무선 대기전력 자동차단 콘센트도 8월경 출시할 계획”이라며 “기존 대기전력차단 기능은 물론 전력수급 위기 상황 등 절전이 필요할 경우 단계별로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건물용연료전지

연료전지는 태양광·풍력과 더불어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다.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고 70~80%의 높은 에너지 효율(발전효율 30~40%, 열효율 40%)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풍력·태양광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 보다 설치면적도 작다.

포스코에너지(대표 오창관)는 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넘어 최근 중·소규모 건물용으로 영역을 확대해 생활 속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의 대표적인 건물용 연료전지는 100·300㎾급 제품으로 100㎾급은 설치면적이 50㎡며 중소형 건물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300㎾급은 설치면적이 120㎡로 소규모 생산설비나 중대형 건물에서 활용할 수 있다. 20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에 300㎾급 연료전지를 설치할 경우 세대 당 전기요금을 기존 17만원에서 15만7000원으로 약 8%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친환경 기능도 탁월하다. 300㎾급 제품을 설치할 경우 연간 320톤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저감이 가능하며 소나무 11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자동차 160대가 배출하는 수준의 질소산화물(NOx) 배출저감 효과도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100㎾급 연료전지를 서울시 서북병원과 어린이대공원에 설치해 가동을 시작했다. 두 곳에 설치한 연료전지는 각각 연간 749㎿h의 전력을 생산한다. 열은 병원 급탕시설과 공원 난방 열풍기를 가동하는데 사용된다. 연료전지 설치로 서북병원과 어린이대공원은 각각 연간 1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보급을 넘어 올해 말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도 300㎾ 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할 계획이다.

최근 국책과제로 300㎾급 `부하추종 백업용 연료전지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평소에는 전기를 생산하고 정전 등이 발생하면 비상발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범가동을 거쳐 2~3년 내 상용화 할 계획이다.

차세대 연료전지로 각광받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도 개발하고 있다. 내년에 10㎾급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인산형연료전지(PAFC)가 1세대,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가 2세대라면 SOFC는 3세대 제품이다. SOFC는 수소를 포함하는 연료와 공기가 공기극·고체전해질·연료극을 통과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용한다. 발전효율이 높고 다양한 형태 제품 개발이 가능해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김중곤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실장은 “연료전지는 도심지에 최적화된 신재생에너지”라며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를 비롯해 발전·신재생에너지·가스 등 4대 핵심사업을 바탕으로 2020년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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