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때문에…SKT·KT, "요금 얼마나 올리면 좋을까"

SK텔레콤과 KT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요금제 개편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직면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mVoIP `보이스톡` 허용 여부와 수준을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두 회사는 mVoIP 허용 요금제 하한선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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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전화 `보이스톡` 논란으로 통신업계가 요금제 개편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주말 서울 역삼동 카카오에서 직원들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보이스톡`을 시연하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하지만 주초 LG유플러스가 요금제와 관계없이 mVoIP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이용약관을 방통위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두 회사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인상 `걸림돌` 많아=통신사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mVoIP 사용으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요금인상으로 상쇄하는 것이다. 요금 인상안 검토도 시작했다.

방통위도 사실상 SK텔레콤과 KT에 면죄부를 부여했지만, 양사가 당장 mVoIP 허용 하한선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한선을 높이는 것 자체가 통신요금 인상으로 해석돼 이용자의 반발과 저항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이용자를 차별한다는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가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기존 mVoIP 허용 요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 또한 여의치 않다. SK텔레콤과 KT는 그동안 보이스톡 등 mVoIP가 이통사 수익 감소는 물론이고 투자 여력 위축, 망 품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mVoIP 허용 요금 수준을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는 게 양사 판단이다.

◇요금 인상 적정선 찾기=SK텔레콤과 KT는 기존 음성 매출 감소를 줄이는 동시에 이용자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SK텔레콤과 KT는 mVoIP 허용 하한선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사는 기존 3G 5만4000원 요금제, LTE 5만2000원 요금제 이상에서만 mVoIP를 허용하지만 이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되 추가로 mVoIP를 이용하려는 가입자에 별도의 추가 요금을 과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이통사의 mVoIP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영국 보다폰은 월 41유로 이상 정액요금제 가입자에게 mVoIP를 허용한다. 독일 T모바일과 프랑스 오렌지는 각각 월 49.95유로 이상, 월정액 49유로 이상의 이용자에게 mVoIP를 허용한다. 이들은 이보다 낮은 요금제 이용 가입자가 mVoIP 사용을 원할 경우 각각 월 15유로, 9.95 유로, 15유로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망 중립성 정책 등 mVoIP 정책 확립돼야=요금 인상의 관건은 보이스톡을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달렸다. 통신사들이 아무런 근거 없이 추정만으로 요금을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금인상이 불가피했음을 보여주려면 보이스톡 사용이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 이 때문에 즉각 요금제를 인상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모니터링 후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로 통신사들은 mVoIP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법적·제도적 대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요금인상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장기적으로는 mVoIP 역무를 구분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의무나 책임을 지우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원배·권건호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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