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부회장의 삼성 미래전략실장 발탁은 새로운 미래에 적극 대비하자는 삼성의 `제2 신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지난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주간 유럽출장을 마치고 새로운 경영 화두를 던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최 부회장 발탁은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강조해온 이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지금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 `제2 신경영` 강화된다= 삼성은 현재 최고 성과를 내고 있지만, 유럽발 경기침체 영향에다 기업간 경쟁 심화 등 새로운 도전에 항상 직면해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유럽·일본 현장경영에서 복귀후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신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외부 변수에 강한 리더를 찾았고, 최 부회장이 최적임자로 꼽혔다”며 “글로벌 감각과 현장에 강하고 `위기`와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인물로 최 부회장이 낙점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반도체, TV, 휴대폰 사업을 이끌며 최고의 성과를 내왔다. 삼성에서는 그가 강한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으로 `삼성의 미래`를 제시할 카드로 발탁한 것이다.
◇신규 성장엔진 찾기 박차= 최 부회장의 미래전략실장 발탁과 함께 삼성의 신사업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은 변화를 강조하면서 빠른 산업변화에 맞춘 변화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삼성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TV, 휴대폰 이외에 신수종 사업의 조기 발굴과 정착을 고민해왔다. 삼성그룹이 최 부회장을 통해 보다 강력한 신사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5대 신수종사업으로 바이오와 의료, 2차전지, 태양광, LED 등을 추진해왔다.
삼성 측은 “삼성 내부에서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조속히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삼성이 잘할 수 있는 신사업에 대한 비중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세트부문 총괄은 누구= 삼성은 그룹 내 미래전략실장 이외에 실차장과 팀장급(사장, 부사장, 전무)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당분간 최 부회장 중심의 미래전략실 체제 안정화와 새로운 경영원칙을 만들고, 후속 인사는 연말에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대표이사가 빠져나간 삼성전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권오현 DS 부문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는 것으로 정리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트와 부품으로 사업을 분리 운영해 오고 있다. 권 부회장은 회사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예전대로 부품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삼성전자 세트사업 부문에서는 윤부근 CE담당이 TV와 가전사업을, 신종균 IM 담당이 휴대폰과 IT사업을 이끄는 체제다. 이런 흐름에도 당분간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최 부회장이 빠진 세트를 총괄하는 자리에는 후속인사가 있을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사업과 조직 운영상 변화는 없다”면서도 “최 부회장이 맡아온 세트 부문장 자리는 조기 선발이든, 연말 인사 형태든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새로운 인사의 발탁보다는 현재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 가운데 세트부문 총괄 책임자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배옥진기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