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유치 전략…mVoIP 논란 새 국면
LG유플러스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mVoIP 전면 허용에 강력 반대해온 통신업계는 LG유플러스가 이탈하면서 카카오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로 촉발된 mVoIP 논란과 관련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당장 54요금제 이상만 mVoIP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통신업계는 이동통신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시장 구도를 바꾸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분석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7일 서울 광화문 세안플라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이스톡을 포함한 mVoIP를 전면 허용한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상민 LG유플러스 홍보담당 상무는 “그동안 LG유플러스는 통화품질 문제 때문에 mVoIP를 차단해왔다”면서 “오늘부터 모든 mVoIP 서비스 제한을 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전격적인 mVoIP 허용은 가입자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특히 경쟁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가 mVoIP를 고액 요금제 가입자에게 제한적으로 허용함에 따라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LG유플러스 발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이동하겠다`는 의견들이 다수 올라오며, mVoIP 허용 결정을 환영했다.
이 상무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시장을 선도적으로 치고 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보이스톡 등 mVoIP를 쓰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가입자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VoIP를 계속 무제한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상무는 “(mVoIP의) 통화품질 문제도 체크해야 하고 새로운 요금제도 개발해야 한다”며 “우선 mVoIP 사용을 허용하고, 이용패턴 등을 살펴본 뒤 필요한 요금제를 개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향후 데이터 요금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요금 인가사업자가 아니어서 요금 조정 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요금 조정이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 한결 수월하다.
LG유플러스의 깜짝 발표에 SK텔레콤과 KT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경쟁사 관계자는 “3위 사업자라서 할 수 있는 선택일 것”이라며 “하지만 수익악화가 분명한 상황에서 요금 인상 없이 계속 무제한 허용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SK텔레콤과 KT에서 mVoIP를 쓰지 못하는 44요금제 이하 가입자들이 통신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통위도 이날 LG유플러스의 깜짝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결정이 방통위가 검토 중인 정책 결정방향에 참고는 되겠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방통위는 예정대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까지 충분히 검토한 뒤 mVoIP 관련 정책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