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비해 비교적 우량하다는 유가증권(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상장사 채무상환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하반기 수출과 사업 수지가 악화되면, 사업을 유지해도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668개 법인 중 635개 법인을 대상으로 지난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적자 또는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이 169개로 작년 1분기 131개에 비해 38곳이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이자비용(금융비용)과 같은 때 이자보상배율은 1이며, 1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다 못낸다는 의미다.
지난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부담한 이자비용이 3조7367억원으로 작년 1분기 3조4370억원에서 8.72% 늘어난 것도 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이 19조1826억원에서 16조1824억원으로 15.64%나 급감한 것이 타격이 컸다.
거래소 관계자는 “1분기 회사채 발행 등 외부자금조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도 늘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영업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 채무상환능력 악화의 주원인 됐다”고 풀이했다.
상장사들이 영업이익 1000원을 거둬 이자비용으로 내는 돈도 지난해 1분기 179원에서 이번 1분기 231원으로 늘어났다.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이자보상배율도 4.33배로, 전년 동기의 5.58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자보다 10배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내는 초우량법인은 171개로 작년 동기 217개보다 46개나 줄었다. 영업 실적 악화가 우량기업이나 일반기업 가릴 것 없이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무차입 법인은 40개로 작년 1분기 46개에서 6개가 줄었다. 엔씨소프트, 대덕GDS, 텔코웨어, 주연테크, 신도리코 등이 이자비용 0을 뜻하는 무차입경영 법인을 이어갔으며, 이번에 새로 신세계I&C, 경인전자, 에스원 등 8개사가 새로 무차입경영 법인에 합류했다.
유가증권 상장사 채무상환능력 지표 변화
자료:한국거래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