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2000년 `인터롭(Interop)`을 참관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찾았다. 현지 자료에 따르면 350여개 기업이 전시회에 참여했고 전시와 콘퍼런스에 1만3000여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성황을 이루던 시기에 비하면 상당히 축소된 규모이나 아직도 IT 기반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가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인터롭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술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BYOD(Bring Your Own Device), 비디오를 결합한 `UC(Unified Communication)`를 꼽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업이 보유한 클라우드와 필요에 따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형태로 임차한 공공 클라우드를 차별 없이 활용하는 기술이다. 클라우드를 활용한 기업은 효율성과 최적화 관점에서 개인 클라우드를 선호하면서도 동시에 경제적인 이유로 필요한 자원의 일부를 공공 부문에서 임대해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는 추세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이종 클라우드를 혼합 운영하는 특성으로 이종 장비 간 상호 연동 문제가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하이브리드를 구성하는 이종 기기 간에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기 위해서 API와 `클라우드 이지(Cloud Easy)`를 제공하기 위한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Orchestration Software)에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외에 참여기업은 최적화된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위해 트래픽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클라우드 가상화도 기존 VM에서 네트워크까지 통합해 관리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클라우드 구현기술 중에서는 서버와 스토리지를 연결하는 기술이 돋보였고 기존에 사용하던 네트워크 기술 대신에 컴퓨터IO 기능으로 개발된 인피니밴드(Infiniband)를 활용한 제품이 관심을 끌었다. 1980년대에 `컴퓨터가 곧 네트워크(Computer is Network)`라고 주장했던 스콧 맥닐리 옛 선 CEO 예언이 실현되는 느낌이었다.
N스크린으로 시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기업 환경에서 BYOD로 개념이 확산했다. BYOD는 자신이 가진 단말기로 회사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이다. BYOD를 지원하는 다양한 UC가 나왔고 대부분은 BYOD와 비디오를 결합하고 이기종 단말 간 모바일 환경이 제공됐다. 한 명 한 대 단말 시대를 지나 한 명 다종 그리고 다수 단말 상황에서 모바일 환경은 기업 IT업무에 부담이 되고 이를 해결하려는 관리 소프트웨어가 다수 전시되었다.
미래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 후보군에서는 SDN(Software Define Network)이 규모 있는 전시관을 선보였다. SDN 구현기술인 `오픈 플로(Open Flow)`에 다수 기업이 상용화 사업을 소개했다.
인터롭 참관에서 엿볼 수 있었던 IT산업 동향을 정리하면 첫째, IT 기반 흐름이 네트워킹 장비에서 클라우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장비 기술이 주목을 받았던 1990년대에 대비해 다소 뒤졌던 네트워킹 기술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는 점이다. 고도로 발전한 기술로 인해 역전된 네트워크와 컴퓨팅 간 성능과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컴퓨팅과 클라우드 기술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두 번째로 반도체 발전으로 특별한 하드웨어가 일반적인 하드웨어 대비 시장에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40Gbps 트래픽을 처리하는 네트워크 장비가 80달러짜리 범용 GPU 하나로 구현되었고 간단한 병렬처리로 100Gbps 트래픽을 처리하는 장비도 시범을 보였다. 기술 진전으로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특별한 장비의 요구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임용재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인터넷PM yongjae.r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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