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개봉한 영화 <테이크다운>은 전설적인 해커 케빈 미트닉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은 보안 전문가로 활동중이지만 케빈 미트닉은 미 국방성 펜타곤과 국가안보국 전산망에 침투하거나 모토로라, NEC 등 주요 기업체를 넘나는 유명 해커였다. 그는 심지어 미국의 항공 핵 방위 시스템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 침투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에선 일부 해커가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공공 수자원관리 시스템을 망가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수자원관리 시스템에 접근, 무리하게 펌프를 가동하게 제어해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다이하드 4.0>에 등장한 사이버 공격을 통한 국가 통신망을 떠올리게 한다.
해킹이나 사이버 테러 피해 규모를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규모만 해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 1억 명이 넘는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된 소니 해킹 사건의 피해 규모는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 사이버 수사 드라마에 등장한 디지털 증거=SBS 수목 드라마로 5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유령>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사이버 수사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근무하는 김우현(소지섭 분), 유강미(이연희 분) 등이 모니터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역할로 등장한다.
디지털에 해킹이나 사이버 테러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신호라는 특성상 복사나 이동이 쉽다는 점, 그리고 네트워크로 광범위하게 외부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드라마에서도 하드디스크 복사 필요성과 복사 과정 등이 나온다. 여배우 신효정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풀기 위해 신효정이 쓰던 노트북의 하드디스크 원본을 복사한다. 복사본으로 신효정이 죽기 직전 검색했던 검색어를 바탕으로 의문을 풀어 가는 과정을 묘사한 것. 주인공의 대사처럼 "디지털 증거는 엔터 한 번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변조가 가능한" 만큼 드라마에선 분석을 위해 디지털 저장매체 복사기를 사용한 것이다.
이젠 USB 메모리나 DVD, 외장 하드디스크는 주위에서 흔하다. USB 메모리는 16GB라고 해봐야 1만원 수준, 4.7GB짜리 16배속 공 DVD-R 미디어 1장 가격은 단돈 300원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회사 소개나 상품 소개 자료는 종이로 뽑았지만 지금은 메모리나 DVD에 담아서 배포한다. 디지털 복사기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시장 규모가 늘어나면서 저장매체 복사기도 가격 현실화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드라마에 등장한 디지털존(www.digitalzone.co.kr)의 디존아이 FHC317프로도 저장매체 복사기가 대중화됐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 복사 피할 수 없는 디지털, 보안 복사기 뜬다=디지털 저장매체 복사기는 SATA나 IDE 방식 하드디스크를 1회에 7대까지 분당 6GB로 복사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 복사기, USB 메모리나 SD카드를 1회에 31대까지 4GB를 10분만에 복사할 수 있는 메모리 복사기, 4.7GB DVD를 한 번에 11대까지 10분만에 복사하는 DVD 복사기 등으로 나뉜다. 그 밖에 메모리와 동시에 하드디스크까지 복사하는 장비, DVD 복제방지 복사기, DVD 영구보관 복사기도 있다.
디지털 저장매체 복사기 수요는 다양하다. 게임 신작 업그레이드가 빈번한 전문 2만여 개에 이르는 PC방은 물론 컴퓨터 실습실을 운영하는 전국 초중고교와 대학교, 동네 컴퓨터학원, 웹 디자인과 그래픽 전문학원, 정부기관과 관공서, 주요 기업과 교회나 가정까지 사회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물론 디지털 저장매체 복사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단순 복사 뿐 아니라 보안성이다. 디지털존 유통사업본부 김종수 본부장은 "정부기관 관련 정보나 기업, 개인 정보가 폐기되는 PC를 통해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존 하드디스크 복사기의 경우 초고속 복사 외에 하드디스크 완전삭제 기능을 함께 제공해 하드디스크 완전삭제 기능을 제공하는 디가우저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완전 삭제한 하드디스크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이 하드디스크 완전삭제 기능은 국정원으로부터 적합성 인증을 공식 획득하기도 했다.
복사를 할 수밖에 없는 디지털 정보의 특성상 보안 복사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저장매체 복사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다. 디지털존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 회사 심상원 대표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저장매체 복사기 시장은 까다로운 니치마켓이었지만 이젠 대중적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수입 제품의 2분의 1 가격에 국산 저장매체 복사기를 지속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밝다. 저장매체 복사기를 필요로 하는 기반 격인 하드디스크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전 세계 판매 예상량이 5억 8,300만대에 이른다. 최근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SSD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SSD는 올해 4,470만대, 내년에는 6,690만대에 이른다. 2014년에는 9,970만대에 육박해 1억대 규모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