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서 어깨 힘 뺀 IT 업계

정치후원 모금액 크게 줄어…영향력도 함께 줄어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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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큰손` 역할을 해왔던 IT 업계가 올해 대선에서는 그 영향력이 예년 같지 않을 전망이다. 11월 6일 치러지는 대선이 꼭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적 영향력의 척도인 후원 금액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로 인한 IT 업계의 부침이 대선 구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미 IT 업계는 여전히 민주당의 든든한 후원자다. 정치자금 흐름을 감시하는 민간기구 CRP에 따르면 2008년 대선에서 상위 기부자 20위 가운데 4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고, 이번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컴캐스트, 타임워너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MS와 구글은 두 대선에서 모두 5위 안에 들며 `열성` 민주당 지지자를 자처했다.

산업별 기부현황을 살펴보면 IT 업계의 오바마 지지 성향은 분명해진다. 컴퓨터·인터넷 산업에선 오바마 기부금이 260만달러, 롬니 기부금이 86만달러로 오바마 쪽이 세 배나 많다. 통신·전자 업계 전체로는 오바마에게 약 700만달러를 몰아주면서 180만달러에 그친 롬니를 4배 가까이 앞섰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모금액이 너무 적다. 2008년 4위였던 MS 모금액은 85만달러를 넘었지만 올해는 1위임에도 34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5위 구글도 81만달러에서 21만달러로 줄었다. 페이스북은 고작 4만달러를 기부했다. 물론 아직 대선이 5개월 남아 있어 추가 모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동일 기간을 비교해도 올해 모금액이 훨씬 적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컴퓨터·인터넷 산업의 민주당 기부액은 260만달러로 2008년 같은 기간 350만달러보다 90만달러나 적다.

IT 진영에선 `배신자`도 나왔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CEO가 지난 3월 미트 롬니 측 후원조직인 `미래를 회복하자(ROF)`에 5만달러를 기부한 것. 체임버스의 부인은 롬니의 부인 앤 롬니와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함께 개최하기로 했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IT 업계가 `약한 모습`을 보이자 오바마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액기부에 승부를 걸고 있다. 오바마 측은 지난 1월 말 스마트폰을 통한 소액기부가 가능한 스퀘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을 통해 5달러를 지지정당에 기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바마는 6월 현재 미트 롬니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억170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이 가운데 53%가 200달러 이하 소액기부자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소셜 기부` 기능을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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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RP

美 대선서 어깨 힘 뺀 IT 업계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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