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영국에서도 발표되었다. 31일(현지시각) 인텔과 유럽 이동통신사인 오렌지는 `오렌지 샌디에고`를 6월 6일부터 영국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렌지 샌디에고는 인도 라바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인텔 아톰 프로세서 채택 스마트폰 졸로(Xolo) X900의 영국 버전이다. 인도에서는 지난 4월 출시했다. 영국에서는 약 200파운드(한화 약 362만원)에 출시된다. 2년 약정으로 월정액 15.5파운드 요금제에 가입하면 무료다.
`샌디에고`는 인텔의 Z2460 시스템온칩을 탑재하고 있다. Z2460은 1.6GHz 아톰 프로세서와 400MHz 그래픽 칩을 포함하고 있다. Z2460의 32나노미터 공정 덕분에 전력 효율성이 매우 뛰어나다. 오렌지와 인텔에 따르면 한번 충전으로 5시간의 웹 서핑, 8시간의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4인치 LCD 디스플레이, 1080p HD 동영상 캡처를 지원하는 800만 화소 카메라, 13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GB 램, 16GB 내장 스토리지, HSPA+3G와 와이파이, 블루투스, NFC, HDMI를 지원한다. 오렌지는 샌디에고가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를 운용체계로 하여 출시되지만 곧 ICS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는 올 늦여름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중국 레노버도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르폰(LePhone) K800을 중국에서 발표했다. K800은 디스플레이가 4.5인치로 더 크다는 것외에는 졸로 X900 및 샌디에고와 동일한 사양을 지원한다. 이로써 인텔 스마트폰은 중국, 유럽, 인도 등 거대 스마트폰 시장에 출시되었다.
하지만 아직 인텔로서는 갈 길이 멀다. 퀄컴을 포함한 모바일 프로세서 제조사들은 ARM 기반 프로세서로 탄탄한 시장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인포메이션위크는 ARM과 ARM 기반 프로세서 업체들의 성공은 구글, 스마트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등 플랫폼 업체들와의 든든한 파트너십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토로라나 ZTE 등의 휴대폰 제조사, 즉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길 원하는 휴대폰 제조사들의 협력이 필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인텔과 모토로라는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몇 달 전 발표할 계획이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이 시간을 끌면서 아톰 탑재 모토로라 스마트폰 출시도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보다 많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및 유통망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