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르네사스, 구조조정 비용 마련에 진땀

일본 아날로그반도체업체 르네사스가 구조조정 비용 마련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대규모 인력감축안을 내놓은 르네사스가 구조조정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대부분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닛케이산업신문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히타치·미쓰비시·NEC 등 주요 주주사에 추가 출자와 대출 채무 보증 등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달 발표한 1만4000명 감원 등 구조조정에 소요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르네사스는 시스템LSI 판매부진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보유자금도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자금 상황으로 사업을 운영하는데 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구조조정을 실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조조정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1000억엔 이상으로 추산된다. 외부 자금 유입 없이 자체 비용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에는 재무 상황이 순식간에 악화될 우려가 있다. 자금 확보를 위해 대만 파운드리업체인 TSMC와 주력 생산기지인 쓰루오카공장의 매각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3개 주주사는 지난 2010년 르네사스 출범 당시 총 2000억엔을 증자, 이 회사 지분의 90%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히타치와 NEC는 르네사스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온 터라 이번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요주주 공동 출자를 고려해온 미쓰비시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은행들의 태도도 싸늘하다. 르네사스는 지난 3월말 현재 2583억엔의 부채를 안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별도 담보 없이 르네사스에 자금을 빌려줬으나 부채가 커지면서 주주들의 채무 보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요청과 관련해 3대 주주사는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르네사스가 만족할 만한 답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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