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1세대 형용준·황희승 "후배들과 창업 지원 나누고 싶다"

KAIST(카이스트) 전산학과 연구실 선후배이자 인터넷 1세대로 명성이 놓았던 두 명의 창업자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힘을 합쳤다. 형용준 싸이월드 창업자와 강희승 닷네임코리아 사장이 중소기업청에서 선정한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프로그램의 하나인 파운더캠프에서 후배 창업자의 멘토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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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더스캠퍼 공동 멘토로 참여하는 형용준 싸이월드 창업자(왼쪽, 현 미시팻 대표)와 황희승 닷네임코리아 대표.

1994년 이들과 `기술창업론` 수업을 함께 듣던 나성균 네오위즈 사장은 PC통신이 전부이던 시절 홈페이지 사업으로 창업했다.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사장과 이미 바람의 나라 초기 버전에 대한 구상을 이야기했다. 한국에 인터넷이 보급되기 한참 전부터 인터넷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곧이어 인터넷 전용회선이 학교에 깔리자 강희승 대표는 서버 호스팅 회사를 만들었다. 좁은 기숙사에 서버를 5대 두고 학교 전용선을 이용했다.

형용준·강희승 멘토는 “그 때는 대학별로 창업지원센터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좋은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곳도 없었다”며 “카이스트라는 환경이 창업을 하기 쉽게 만들어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엑셀러레이터로 나선 것도 이런 환경을 많은 사람들이 맛볼 수 있게 하자는 목적이다. 창업 성공·실패 경험을 고루 갖춘 멘토와 닷네임코리아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법인 설립과 디자인에 필요한 모든 걸 지원 받을 수 있다. 강 멘토는 “투자금 4000만원뿐만 아니라 서버비용 등 부대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사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비전이 확실한 경영자가 회사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것. 강 멘토는 “사업을 하다 보면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 닥치는데 이 때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 없이는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멘토는 영광과 실패를 모두 맛본 인물이다. 싸이월드로 스타 창업자가 됐다가 결국은 스스로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그것도 다 경험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 때 조언해 줄 수 있는 멘토가 있었다면 싸이월드를 매각하지도 않았고 축적된 비전을 가지고 더 좋은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형용준 멘토는 말했다. “싸이월드·세이큐피드·쿠쿠박스·이인프라네트웍스까지 사업을 하면서 했던 실수를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싸이월드 매각과 함께 회사를 떠났던 그는 세이큐피드를 네오위즈에, 쿠쿠박스를 NHN에 인수합병(M&A) 시킨 경험이 있다.

당시 과정을 “성공적으로 자금회수(EXIT)를 한 것보다는 자금 압박에 몰려 헐값에 넘긴 것”이라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그지만 창업에 대한 생각은 확고했다. “창업은 인간 본성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자급자족 시대에 모든 사람이 일을 하고 남는 걸 나눴던 것처럼 이 시대에도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할 수 있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에 도전하라고 충고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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