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주요 운용체계(OS) 점유율 삼성전자가 새로운 모바일 운용체계(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멀티 OS전략`은 더욱 파괴력을 가질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윈도, 바다에 이은 또 하나의 오픈소스 기반 OS플랫폼을 확보하면서 삼성 모바일 사업 운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이다. 애플의 폐쇄형 OS전략과 삼성의 오픈형 OS 전략이 충돌하면서 과연 어느 진영이 세 확보 우위에 서면서 향후 주도권을 거머쥘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독자 OS인 `바다`와 `타이젠`의 호환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독자 OS를 기반으로 한 `삼성앱스`와 같은 생태계 조성 전략 역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젠으로 `멀티 OS` 강화=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도우미였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로 무장한 갤럭시 시리즈로 경쟁사를 압도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커질수록 삼성전자가 안는 부담도 커졌다. 단순한 휴대폰업체를 넘어 모바일 생태계를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은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 `올인` 전략은 그만큼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지난해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안드로이드에 대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이젠에 앞서 독자 OS 바다를 상용화하는 등 꾸준히 멀티 OS 전략을 강화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멀티 OS 전략을 통해 다양한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다양한 플랫폼 기반 스마트폰 출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바다를 통해 쌓은 경험을 더해 타이젠으로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젠이 반드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필요는 없다. 삼성전자로서는 타이젠이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를 견제할 정도로만 성장해도 성공이다. 타이젠 생태계를 열어 새 시장을 창출하는 한편 안드로이드 시장에서도 구글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젠 확산 전략=타이젠은 안드로이드 성공 사례를 벤치 마크한다. 어떤 제조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개발했다. 타이젠은 별도로 앱을 개발해야 하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차세대 웹 표준 HTML5를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을 꾀한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별도의 타이젠 앱을 만드는 대신 브라우저로 웹을 띄워 각종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형태다. 앱 부족 현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타이젠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스마트패드, TV, 자동차 대시보드 등 전 스마트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리눅스파운데이션은 지난 5월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스마트폰용 `타이젠 버전 1.0`을 공개했는데 조만간 스마트패드용 버전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이젠은 리눅스 기반의 표준화된 컴포넌트를 채택해 유지보수가 편리하다”며 “개발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네이티브 앱 대신 HTML5로 더 풍부한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드로이드는 최근 시계와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기 OS로 활용된다”며 “별도 앱 개발이 필요 없는 타이젠이 이 같은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애플 넘을 수 있나=모바일 플랫폼 시장은 구글과 애플 양강 체제다. 지난 수년간 다양한 도전자가 나섰지만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전통의 강호 노키아가 몰락하면서 심비안은 힘을 잃었다. 한때 애플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RIM의 블랙베리는 갈수록 하락세다. MS 윈도폰은 외면당했다.
OS가 좋으면 단말기 성능이 부족하고, 단말기가 좋으면 콘텐츠가 부족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서비스를 고루 갖춘 플랫폼을 만들기는 역부족이었다.
타이젠 역시 같은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확보한 위치를 지키면서 또 다른 생태계를 열어나가야 한다. 자칫 실패하면 기존 안드로이드폰 시장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지분을 유지하면서 타이젠은 일종의 `보험`으로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영소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HTML5 시대 도래에 맞춘 타이젠 등장은 시기상으로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로서는 신제품을 적시에 출시하고 기존 플랫폼 단말기와 공략 대상을 차별화하는 등 구체적인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
※자료:가트너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