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차세대전지 R&D 허브] 플렉시블 필름전지 상용화 `우리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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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둘 말거나 접을 수 있는 플렉시블(Flexible) 필름전지는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까지 큰 변화를 몰고 올 첨단기술이자 제품이다. 신문처럼 접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언제든 펼쳐서 영화나 TV를 보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박막에 자가충전 또는 무선충전이 가능한 플렉시블 필름전지는 접는 휴대폰, 전자종이,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상용화를 가능하게 한다. 사용시간을 늘리고 편의성을 높여 전원이 없는 어느 곳이든 첨단 문명을 누릴 수 있게 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전지 R&D 성과로 주목받는 UNIST 차세대전지기술융합연구단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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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필 단장(왼쪽 첫번째)과 연구원들이 연구단 드라이룸에 설치한 전지 시험제조 장비 앞에서 연구개발 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는 개교부터 이공계 특성화 대학을 표방하며 `차세대 에너지`를 대표 연구 브랜드로 내세웠다.

UNIST의 차세대 에너지 연구 중심에 서서 국내외 2차전지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곳이 차세대전지기술융합연구단(CRCIBT·단장 조재필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차세대전지기술융합연구단(이하 연구단)은 교육과학기술부 신기술융합 R&D과제인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14년까지 5년간 250억원을 투입, `플렉시블 고체형 필름전지`를 개발한다.

현재 △나노구조 필름형 슈퍼전지 핵심 원천기술 개발(제1 세부과제) △접을 수 있는 고체형 대면적 웨어러블 2차전지 개발(제2 세부과제) △고내구성 바이오 호환 무선충전 슈퍼전지 개발(제3 세부과제) △통합형 플렉시블 필름전지시스템 개발(제4·5 세부과제)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는 UNIST를 주관 연구기관으로 LG화학 기술연구원, ETRI, 전자부품연구원이 세부과제를 담당하는 협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LG화학과 세진이노테크, 샤인 3개 기업이 기술이전, 양산 테스트 등을 위한 참여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수요자이자 상용화를 담당할 `산업계`와 인터페이스와 통합 기술을 맡은 `연구계`, 원천기술과 자연과학, 공학·의학을 접목할 `학계`까지 산학연이 어우러진 최적의 조합이 연구단 구성의 특징이다.

연구단은 사업기간 5년을 2단계로 나눴다. 1단계 1·2차 연도는 `창의적 원천기술 확보에 따른 기반기술 정립`을, 2단계 3·4·5차 연도에는 `통합형 플렉시블 필름전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말로 마무리한 3차 연도까지 연구성과는 놀랍다.

1차 연도에는 나노패턴 스탬프 제조, 전극활물질·무선충전기술 설계 등 기반기술을 확보했고, 특허와 논문 및 기술이전으로 이를 입증했다. 2차 연도에는 플렉시블 기판에 고분자를 넣어 여러 종류의 나노구조 제어형 박막고체전지를 시험·제작하는 등 원천 기반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어 3차 연도부터는 나노소자 제작, 대면전 전지 설계, 무선충전기 제조, 통합 전원모듈 제작 등 상용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사업 개시 수개월 만에 실리콘 나노튜브를 이용, 리튬 2차전지 용량을 50% 이상 늘리고 수명은 상용화 수준인 90%로 개선하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에는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기존 소재보다 대량 생산이 쉽고 성능도 월등한 리튬 2차전지(축전지) 전극소재를 개발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나노튜브를 만들어 리튬 이온 2차전지 전극소재로 사용한 결과다. 테스트에서 불과 2분 안에 완전 충전 또는 방전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단이 개발한 이 나노튜브는 제작 공정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4차 연도에는 나노소재와 대면적 소자 개발, 무선충전 기술과 2차전지 일체화, 고도화된 플렉시블 통합 전원모듈을 개발한다. 5차 연도에는 웨어러블 2차전지, 무선충전기형 2차전지, 무선충전형 플렉시블 통합 전원모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조재필 단장은 “이제 막 3차 연도까지 연구실적을 정리해 보고와 평가를 마쳤다”며 “4차 연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용화와 양산을 위한 구체적 연구개발과 테스트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세진이노테크에 2차전지 핵심소재 양산화 기술을 이전해 현재까지 양산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소재 양산화 후에는 LG화학 등 2차전지 업체를 대상으로 상용화 제품 양산을 타진하게 된다.

조재필 단장은 “IT와 BT, NT, E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나노박막, 플렉시블 대면적, 자가무선충전 등 2차전지 디자인과 크기, 충전 방식에 따른 각각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겠다”며 “이 기술과 소재·부품을 융합해 상용 플렉시블 필름전지를 완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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