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휴대폰 가입자 수가 급증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으나 실사용자 수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통신규제청(TRAI)에 따르면 3월 말 인도 휴대폰 누계 가입자 수가 9억1917만건으로 최근 3년 만에 갑절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이 수치는 최근 휴대폰 가입자가 10억명이 넘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지난 2000년 세계 33위에서 12년 만에 31계단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TRAI는 인구 12억명을 기준으로 인도 휴대폰 보급률이 76%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통신사가 통화료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가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 수치와 실사용자 수가 3억명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인도 휴대폰 가입자 중에는 앞서 구입한 가입자식별모듈(SIM) 카드를 폐기한 사례가 많아 실제 휴대폰 통화 사용자 수는 6억8302만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인도 정부 발표와 달리 보급률은 56%로 떨어진다.
인도 휴대폰 사용자 중에는 요금을 줄이기 위해 다른 통신사 SIM을 여러 장 소지하거나 상대방과 같은 통신사의 SIM을 교체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부유층은 휴대폰을 여러 대 보유한 경우도 있고 이와 반대로 저소득층은 휴대폰 한 대를 이웃끼리 공유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통계 차이에도 인도가 중국과 함께 세계적으로 휴대폰 소비 강국으로 떠오른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