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없이 살 수 있을까. 독일에서 그 답이 나왔다.
독일 국제재생에너지연구소(IWE)는 독일 내 태양발전소가 25일과 26일 낮 동안 시간당 2만2000㎿ 전력을 생산하는데 성공을 거뒀다고 28일 발표했다. 한 국가에서 시간당 2만㎿ 이상 태양에너지를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만4000㎿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2만2000㎿는 원자력 발전소 20곳을 완전 가동했을 때 시간당 생산되는 전력과 맞먹는 양이다. 독일 전체 평일 전력 수요의 3분의 1, 주말 수요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다. IWE 측은 “태양광 효율이 크게 높아진 데다 주말 날씨가 화창해 이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록은 원자력 반대론에 유리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원자력 발전 없이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 폐기 정책을 확정했다. 이미 원전 8기를 폐쇄했으며 아직 가동 중인 9기도 2022년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현재 독일 연간 전력 소비량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태양에너지 비중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다.
노르베르트 알노흐 IWE소장은 “전력 수요가 정점을 이루는 한낮에 태양에너지가 수요의 상당 부분을 이미 채워주고 있다”면서 “향후 재생에너지가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독일처럼 산업화된 나라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는 가격이 비싸다. 독일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반 전기보다 비싼 값에 재생에너지를 사들여 공급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최종 부담하게 된다.
독일 환경부에 따르면 기업과 소비자가 태양에너지에 추가로 부담하는 돈은 연간 40억유로(6조원)다. 재생에너지 전체에 대한 추가 부담금은 70억유로에 달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