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미 IT 전문 미디어인 eWEEK는 믿을만한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해고 인력이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사업부에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WEEK에 따르면 HP는 서비스 사업부의 감축과 효율적인 운영, 컨버지드 클라우드 시스템 연구개발(R&D)로의 회귀를 모색하고 있다.
eWEEK는 “마크 허드 CEO 시절 5년 동안 HP R&D는 지속적으로 규모가 축소되었다”고 지적했다. eWEEK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메그 휘크먼 CEO 체제 아래에서는 서비스 사업부를 과감하게 줄이고 다시 R&D 중심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HP가 2014년까지 감축하려는 인력은 2만7000명이다. HP 역사상 가장 대규모 구조조정이지만 총 직원 34만9600명의 8%에 불과하다. eWEEK는 이 해고 인력 중 1만5000명을 서비스 사업부에서 감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비스 사업부는 HP가 지난 2008년 139억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EDS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왜 서비스 부서가 타깃이 되고 있을까. HP는 지난 10년 간 서비스 기업으로서 자사를 부각시켜왔으며 IBM을 경쟁시 해 왔다. eWEEK는 “HP가 서비스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문제는 능률과 운영 효율성”이라고 지적했다.
또 HP가 수년간 컨버지드 클라우드 이니셔티브에 강력히 투자하려 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HP 컨버지드 클라우드 이니셔티브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수천개의 데이터센터의 리프레시를 지원한다.
오범의 최고 분석가인 존 메이든은 HP의 현재 상황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지적했다. “HP의 구조조정은 지난 2년간 리더십 몰락에서 시장과 고객을 회복하기 위해선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이며 “다소 고무적인 것은 구조조정 방향이 R&D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존 메이든에 따르면 “HP의 R&D 부문은 지난 몇년간 대단히 평가절하되어온 HP의 유산이자 역사 중 일부”이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서 HP의 회복에 핵심 컴포넌트”가 된다. 문제는 재투자 능력은 안정된 매출 흐름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자자들은 투자 대신 더 많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HP의 메그 휘트먼 CEO와 이사회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는 때다. 존 메이든은 메그 휘트먼의 구조조정 전략은 당연하지만 장기적인 기업 비전을 갖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1년 후, 5년 후 HP가 되려고 하는 기업은 어떤 모습이냐는 것이다.
존 메이든은 HP의 고객이 되는 기업들과 공공기관 IT 책임자들도 HP의 구조조정에 자사의 IT 전략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x86 서버처럼 일상화된 장비는 위험도가 낮지만 혁신과 지속적인 R&D, 인수 통합에 관련된 프로젝트, 또 핵심 HP 인력이 오랫동안 참여한 프로젝트라면 위험도가 높아진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