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력부족에 비상이 걸렸다. 봄답지 않게 기온이 상승해 냉방 수요가 폭증한 5월초에는 예비전력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마지노선인 400만kw에 인접한 422만kw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2011년 여름 전력대란이 재현될 가능성까지 비치자 정부는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면서 여름철 전기 절약을 촉구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한국전력 이사회는 산업용과 일반용, 주택용, 농사용 등 용도별로 평균 13.1%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의결해 지식경제부에 통보했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시달리는 서민경제에 큰 타격이다. 전력을 아끼면서 전기요금까지 잡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셈이다. Del 김무갑 대표는 ‘가정에서 흔히 이용하는 멀티탭 하나만 바꿔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 PC만 끄면 주변기기 절전까지 ‘자동’ = 콘센트에 연결해 여러 전자기기를 한꺼번에 꼽아 쓸 수 있는 멀티탭은 가장 흔한 전자제품 중 하나다. 1만원 남짓이면 살 수 있고 이미 절전 기능을 갖춘 멀티탭도 시장에 나와 있다. 굳이 이 제품을 사야 할 이유가 있을까. 질문을 던지자 김 대표는 대뜸 “사무실에서 퇴근할 때 PC, 모니터와 주변기기 전원까지 모두 끄십니까?”라고 되묻는다.
“보통 퇴근할 때 PC 전원은 끄시죠? 그런데 모니터나 스마트폰 충전지 전원은 안 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위치를 달아서 쓰는 멀티탭이 있어도 귀찮아서 잘 안 끄죠. 액시브탭은 메인 소켓에 꽂힌 장치의 전력 소모량을 항상 감시하다가 대기전력 모드로 들어가는 순간 다른 소켓에 꽂힌 장치의 전원까지 자동을 차단해 줍니다.”
메인 소켓에 PC를 연결하고, 나머지 소켓에 주변기기를 연결해 놓아도 PC 전원만 내리면 자동으로 모든 장치의 전원이 꺼진다. 일일이 스위치를 눌러서 전원을 차단할 필요도 없고 플러그를 굳이 뽑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다시 PC 전원만 연결된 모든 장치의 전원이 켜진다. 액시브탭에 연결된 하나의 장치를 끄거나 켜면 모든 장치의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고 켜진다.
절전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액시브탭 하나만으로 2011년 기준으로 가정용 전기요금은 1년에 7만 6,000원, 산업용 전기요금은 1년에 4만원 가까이 아낄 수 있다. 물론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올해는 더 큰 금액을 아낄 수 있다. 특히 PC와 함께 쓰는 모니터, 프린터, 스마트폰 충전기나 TV에 흔히 연결하는 IPTV 셋탑박스와 각종 콘솔게임기 등 대기전력이 높은 장치들을 연결하면 효과가 더 높다. 1년만 써도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에너지절약 인증도 받았다.
◇ 디자인에 중점을 둔 까닭은… = 김 대표가 액시브탭의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2011년 1월이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제품이었지만 개발헤는 9개월이나 걸렸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을까. ‘사실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해 주는 셔터부나 전력 소모 감시 기능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업체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이죠.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펼 수 있도록 만들다 보니 오히려 디자인이 문제였습니다.“
일자형(ㅡ) 일색인 기존 멀티탭과 달리 액시브탭은 사용 환경에 맞춰 일자형은 물론 11자, 기역(ㄱ)자 모양으로 구부려 쓸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액시브탭이 접히거나 펴지면서 안을 통과하는 굵은 전선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단서가 있었다.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시제품도 만들어서 몇만 번씩 접었다 폈다 해 봤습니다. 디자인 담당자와 ‘단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자’는 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절감 효과 ‘눈에 보이는 제품’ 만들터 =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다루는 제품이나 보니 소비자들에게 장점을 설명해주기가 쉽지 않았다. 장점을 설명하기 위해 매장에 상시 직원이 한 명 있어야 할 정도다. 하지만 액시브탭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료를 절약한다는 것. 올해 2월 출시된 액시브탭은 관공서나 학교에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다보니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특히 한국보다 전기 요금이 비싼 외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많습니다.”
제품을 알리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어느 정도 액시브탭이 자리를 잡으면 신제품을 개발할 생각이다. “소비자들에게 절감 효과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도 합니다. 과부하가 걸리면 빨간 불이 들어오고, 효율이 높으면 녹색불이 켜기면 소비자들고 한눈에 에너지 소비량을 알 수 있을 있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