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초고선명TV(UDTV) 실험방송을 추진하면서 `포스트 HDTV` 주도권 경쟁이 뜨거워질 모양이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TV 전쟁을 벌이면서 3DTV가 대세였다. 불과 1년여 만에 UDTV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최근 방송사는 3DTV보다 UDTV를 차세대 방송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아예 3D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지상파도 KBS를 시작으로 3D 방송보다는 UDTV 방송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모습이 완연하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3D 방송이나 3DTV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직 떨어진다. 3D 방송 시청자는 이 때문에 종종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이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3D 방송 제작에 너무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것이다. 3DTV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콘텐츠 부족도 궁극적으로 제작비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 때문에 해외 방송사들도 3DTV보다 UDTV를 선호하는 추세다.
KBS가 세계 두 번째로 UDTV 방송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고무적이다. 해외보다 한발 앞서 UDTV 기술을 상용화하면 우리 TV업계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한발 앞서 UDTV 실험방송을 시작한 상황이다. 우리 방송사와 TV 제조사가 좀 더 분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S의 이번 계획이 재배치를 앞둔 700㎒ 주파수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면 곤란하다. 통신사에 주파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포장용으로 이용한다면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면 결코 UDTV 기술 개발이나 시장 활성화를 이룰 수 없다. UDTV 강국이 목표가 아니고 수단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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