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휴대폰 선택 폭을 넓히고 유통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단말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가 재고폰을 처리하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LG유플러스와 KT가 출시한 지 2∼4년 된 재고폰을 통신사 약정 없이 판매하면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온라인 숍에서 삼성전자 매직홀폰이나 LG전자 롤리팝2, 팬택 스포티브폰 등을 약정 없이 판매하기 시작했다. KT도 한시적이긴 하지만 올레심플 요금제로 5만원을 충전하면 선착순으로 KT테크 슬림팬더와 팬택 오마주폰을 준다고 한다.
재고폰 판매는 이동통신사는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고 소비자는 출시된 지 좀 되긴 했지만 부담 없는 가격에 약정 없이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동통신사의 재고폰 판매를 악성재고 떨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철 지난 휴대폰이 시장에 풀리면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1∼2년 후에는 부품 조달이 어려워 휴대폰 제조사가 안게 될 사후서비스(AS)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단말자급제는 시행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아직은 여기저기서 비관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소비자 마음을 움직일 만한 유인상품은 고사하고 전용 요금제나 전용 단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전용 요금제나 전용 단말은 정부가 기업에 권유(?)한다고 해서 바로 나오지 않는다. 기업은 가시적 효과나 미래지향적 투자가치가 있을 때 움직이게 마련이다. 이동통신사가 재고폰 판매에 나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단말자급제를 활성화하려는 이동통신사의 궁여지책일지도 모른다.
단말자급제가 이른 시일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정부와 업계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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