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놓은 모바일메신저 `챗온`에 대한 국내 반응이 미온적이다. 기능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이지만 이미 `카톡`에 익숙해진 국내 사용자를 단기간에 흡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다음달 출시되는 신제품 `갤럭시S3` 챗온 사전 탑재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판 챗온이 출시된 지 일주일 가량이 지났지만 기대됐던 초반 돌풍은 물건너간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인 챗온 이용자 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구글플레이는 물론 삼성앱스에서도 챗온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 구글플레이에 표출된 최근 30일간 챗온 다운로드 추이를 보면 출시 직후 가파른 상세를 탔다가 곧바로 하락세로 내려왔다.
이용자 댓글을 살펴봐도 “테스트하고 싶어도 친구가 없어 테스트가 곤란하다”는 식의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챗온 출시를 기념해 3DTV, 삼성앱스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거 카카오톡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는 없다.
국가 대표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가 존재하는 국내 시장에서 신규 서비스가 설 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 `커뮤니케이션` 카테고리 무료 인기앱 순위를 보면 16위인 챗온 위로 카카오톡, 네이트온UC, 틱톡, 라인, 마이피플 등 유사 서비스가 줄지어 자리잡았다. 모두 챗온이 넘어야 할 장벽이다.
이용자 수는 적지만 앱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모바일메신저업체 A사 개발자는 “삼성전자가 만든 제품답게 기능 측면에서 우수해 보인다”고 평했다.
후발 제품 특성상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전작들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벗어나기 힘들지만 반대로 애니메이션 메시지 등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관심은 신제품 갤럭시S3에 챗온이 사전 탑재될지에 쏠렸다. 해외용 제품은 일부 지역에서 사전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출시되는 국내용 갤럭시S3 사전 탑재 여부는 미지수다. 수 개월 내에 100만~20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제품인만큼 사전 탑재된다면 단기간에 챗온 이용자를 배가시킬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이동통신사가 모바일메신저에 느끼는 `트라우마` 수준의 경계심이다. 이통사는 카카오톡 등장 이후 문자요금 수익 급감으로 곯머리를 앓았다. 최근에는 모바일메신저 기반 m-VoIP 서비스를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비스 매출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모바일메신저를 최고 인기 휴대폰에 사전 탑재하는 것은 통신사로서는 자해행위와 같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을 통해 틱톡 개발사 매드스마트를 인수했기 때문에 더욱 부담스럽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와 이통사가 공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양측이 모바일메신저 사전 탑재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