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이탈 막기 위해 업계 공동 대응
미국 케이블TV 업계가 인터넷TV(IPTV),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등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당근`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과거 치열하게 가입자 쟁탈전을 벌였던 경쟁사들이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맞서 이제는 공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 케이블비전, 브라이트하우스, 콕스 등 미국 5대 케이블TV 업체가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케이블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5개사 중 1개에만 가입해 있어도 이 와이파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수개월 안에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에 5만개의 무료 와이파이존을 설치할 계획이다. 2010년 컴캐스트와 케이블비전, 타임워너 3개사가 북동부 지역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브라이트하우스와 콕스가 신규 참여했고 서비스 지역이 늘었다. 공원이나 쇼핑몰, 카페, 레스토랑 등 트래픽이 많은 지점을 중심으로 무료 와이파이존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인터넷TV(IPTV)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빠져나가는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300만명의 미국인이 케이블TV 시청을 끊었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IPTV로 돌아섰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끈 것도 케이블TV 가입자가 줄어든 원인으로 분석된다.
AT&T가 2만9000개의 무료 와이파이존을 운영하고 있고 버라이즌이 5000개를 확보한 수준이어서 통신사와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게 케이블TV 업계 판단이다. 스마트기기 사용자가 늘면서 와이파이 접속량도 폭발적으로 느는 추세다.
5개사 중 한 곳인 케이블비전에 따르면 올해 이 회사 `옵티멈 와이파이` 서비스 이용량은 뉴욕 지역에서만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3억5000만 시간에 달할 전망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