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소비도시로 알려진 광주가 지난해 1월 R&D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 최고의 사이언스 파크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중심에는 광주 첨단산단에 둥지를 튼 연구개발특구본부 광주기술사업화센터(센터장 배정찬)가 있다. 광주기술사업화센터는 연구개발과 신기술 창출, 성과 확산 등을 통해 `광주=첨단도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설립 1년 6개월을 앞두고 광주R&D특구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전략을 짚어본다.
#광주지역 광통신부품 제조업체인 피피아이(대표 김진봉)는 요새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평판광도파로(PLC)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댁내광가입자(FTTH)망의 핵심부품인 광파워분배기와 광파장분배기를 개발해 KT, SKB, LG유플러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탄탄한 해외 영업망과 기술력을 확보해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국내 최초로 평판광회로기술의 사업화에 성공한 이 회사는 안정된 양산시스템을 구축해 지난해 15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광주R&D특구본부로부터 첨단기술 1호 기업으로 선정됐다. 첨단기술기업 지정으로 감면 받은 10억원은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했다. 올 상반기에만 101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피피아이는 올해 전체 매출액 200억원 돌파를 낙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LED 형광체 양산기업 포스포(공동대표 윤호신·박승혁)도 지난해 첨단기술기업으로 지정됐다. `LED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형광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첨단기술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세금감면 혜택을 보고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특구본부 광주기술사업화센터 전문가들이 R&D를 비롯해 경영관리, 마케팅 분야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6년 매출 4억원을 시작으로 2007년 14억원에 이어 지난해 101억원이라는 고공성장을 이어왔다. 현재 매출의 90%는 내수시장이며 수출은 중국과 대만에 4억원 규모다. 앞으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 물량을 20%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매출 목표인 200억원은 거뜬히 달성할 것이라고 포스포는 내다봤다.
정부는 네트워킹 기반의 개방형 혁신과 산업 간 융·복합이 용이한 `혁신 클러스터` 육성 정책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국내 최초의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된데 이어 지난해 광주와 대구가 R&D특구로 추가 지정됐다.
광주와 대구 특구 지정은 연구개발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광주의 경우 호남권의 교육 및 R&D 거점인 광주시, 전남 장성군 일원을 특구로 조성, 기술사업화와 벤처창업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광주광산업을 비롯한 5대 특화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광융복합산업 중심의 개방형 연구산업화 협력단지 조성`을 슬로건으로 내건 광주R&D특구는 광주 첨단·진곡산단, 신룡지구, 장성군 남면·진원면 일원 18.73㎢이다. 광주시는 올해 그린벨트 해제절차 이행, 개발계획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광주 R&D특구에는 국립연구기관 국립 1곳, 출연연 3개, 일반 기관 및 기업 400여개가 자리잡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 첨단캠퍼스, 조선대 첨단캠퍼스, 남부대 등 4개 대학이 들어서 있으며 광주테크노파크와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 호남권광역경제선도산업단 등 산학연 협력기관도 밀집돼 있다. 인구 1만명당 투자연구비도 35억원에 달하는 전국 4위의 높은 연구개발 투자비도 강점이다.
◇세제감면 등 `파격 혜택`=광주R&D특구는 기업 성장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유치 및 고용 증대를 위해 첨단기술 및 연구소 기업에 각종 세제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국가 R&D예산의 집중지원과 연구소, 첨단기술기업에 대한 소득세·법인세가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면제된다. 취득세·등록세 면제, 재산세 7년간 면제, 상수도료와 교통유발부담금의 감면 등 자금 지원과 세제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광주기술사업화센터는 지난 1년간 총 30개 과제에 50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를 지원했다. 공공 연구기관의 성과를 조기에 사업화하고 기술혁신형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술사업화 등 28개 과제를 선정·추진했다.
또 특구 기술을 디자인과 접목시켜 제품화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 제품디자인의 양산 개발 지원, 마케팅 지원 등 벤처생태계 조성 2개 과제도 지원했다.
◇5개 특화분야 집중 지원= 광주기술사업화센터는 올해 사업 예산으로 전년 대비 20억원이 증액된 70억원을 투입한다. 센터는 올해 차세대 광기반 융복합, 친환경 자동차부품, 스마트그리드, 디자인·문화콘텐츠, 바이오소재 등 5개 특화분야를 중점 지원한다. 대덕 및 대구특구 등과 특구간 공동기술사업 추진을 통해 타 산업과의 융합분야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별로는 △특구기술사업화 부문 57억5000만원 △우수기술 이전공급, 기술사업화 기획 6억 원 △기술애로 해결, 토탈디자인 등 창업·기업 성장지원 부문 5억 원 △특구네트워크 및 글로벌화 부문 1억5000만원이 각각 투입된다.
중점 추진방향으로는 △특구내 우수기술 공급 및 기술사업화 활성화 △지역 기업의 기술혁신 및 경쟁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투자유치 확대를 통한 성과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광주특구 내 중소기업의 애로기술 해결 및 신제품 개발지원을 위해 공공연구기관과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기술애로 해결지원`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단일기술 중심의 R&D 사업화에서 제품단위 종합적 관점의 기술사업화지원 프로그램인 그리드패키징 사업도 특화프로그램으로 시행된다.
이재구 연구개발특구본부 이사장은 “광주가 R&D특구로 지정된 이후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많아졌다”며 “우수한 기술이 사업화로 빛을 볼 수 있도록 계획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교류를 확대해 개방형 혁신모델의 성공사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