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력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민간사업자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익제한이다. 건설사를 중심으로 민간기업이 연이어 석탄화력발전 사업 진출 의지를 내비치자 한국전력이 이들의 전력판매 수익에 보정계수를 적용해 제한해야 한다는 게 논의의 골자다. 민간기업은 수익제한은 향후 발전사업 전체를 침체에 빠트릴 수 있다며 반대논리를 펴고 있다.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수익제한 논쟁에 대해서 발전 원가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연료비 상승과 전기 사용량 증가와 같은 가격변동 신호가 최종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되지 않다 보니 발전사와 한전이 거래하는 도매시장에서 이를 메우기 위한 각종 제도를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을 통해 전력시장이 개설된 지 11년이 지났다. 한전 발전자회사를 비롯해 전력 도매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410여개에 달한다. 분명 전력시장은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그 내부는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이 만들어 낸 기형적 시장구조로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지난 11년간 전력시장은 도매부분만이 가격변동 요인에 반응해 왔다.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은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정해져 왔으며 지금도 한전이 요금 인상을 요청하면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가 논의를 거쳐 결정하고 있다. 그 결과 2001년 대비 전력 도매가격은 ㎾h당 49원에서 178원으로 260% 증가했지만 소매요금은 26%만 인상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요금은 수요조절 기능을 상실했다. 연료비가 증가하고 전력사용량이 많아지면 요금이 상승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수요가 공급량을 턱밑까지 쫓아오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는 대국민 전기절약 호소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효과가 없다. 지난해 9.15 정전사태로 각종 언론을 통해 전력 위기와 절약의 필요성을 알렸지만 다음날 16일에 오히려 최대전력이 6728만kW에서 6740만kW로 증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전은 주사위를 던졌다. 두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이 있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그것도 대선이 있는 해에 13.1% 요금 인상안을 제출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전력업계에서는 전기요금 13.1% 인상안이 과도해 보이기는 하지만 여름철 전력피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만큼의 절박함을 표출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력사용량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일부 주력 원전설비와 석탄화력 설비가 고장으로 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크고 작은 사건으로 잠시 정비를 멈춘 설비들도 있다. 정부는 지난 겨울에 꺼내들었던 절전규제 카드를 다시 꺼낸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업계는 정부가 전력시장 문제를 요금 조정이 아닌 규제로 해결하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규제가 중요한 정책수단의 하나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규제가 우선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시장 한편의 취약점을 규제로 가리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곪아 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전기 사용을 규제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 상황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향후 연료비 증가·화석연료 및 원전 대체 비용 등의 압력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가격 신호가 반영되는 시장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