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 `왕의 법칙` 주창…"LCD 패널가 3년마다 50%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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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왕의 법칙`을 내놨다.

반도체 용량이 일정 주기에 따라 증가한다는 이론을 만들어낸 무어의 법칙(인텔)과 황의 법칙(삼성전자)을 본딴 듯한 이 법칙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변동을 예측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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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삼성전자가 관련 법칙에 맞춰 기술 개발에 성공, 관련 분야를 이끄는 선두업체로 부상했으나 세계 5위 업체인 BOE가 이들의 성공신화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이 탄탄한 내수시장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외형성장을 이루면서 세계 선두권 공략이 가능해졌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닛케이산업신문은 6일 중국 BOE의 수장인 왕둥성(王東昇) 회장이 “LCD 패널 가격은 3년마다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왕의 법칙`을 자사 전략 수립에 적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왕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BOE는 왕의 법칙에 맞춰 가격 하락에 대응해 패널 기술과 성능을 2배씩 향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왕 회장의 성을 딴 `왕의 법칙`은 LCD 패널 가격이 3년 주기로 50%씩 떨어지기 때문에 기존 제품에 비해 두 배 이상 성능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놔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텔 공동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주창한 `무어의 법칙`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황창규 전 사장이 내놓은 `황의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 용량 증가를 예측했다. 무어의 법칙은 데이터 용량이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고 주장했지만 황의 법칙은 이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황의 법칙은 수년간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을 통해 증명해내면서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두 법칙이 모두 PC와 모바일 기기 발전에 따라 `용량 증가` 주기를 예측한 것. 반면 왕의 법칙은 `가격 하락`이 초점이라 TV 등의 수요 변화에 따라 변동 폭이 클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어 장기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물론이고 대만 업체에도 시장 지배력이 뒤지는 하위권 업체가 내놓은 법칙이라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대형 패널 시장 점유율이 2.8%에 불과한 BOE가 회장의 성을 앞세운 거창한 법칙을 내세운 이유를 `자신감`에서 찾는다.

BOE는 비록 한국이나 대만 업체와는 비교조차 어렵지만 지난해 6월부터 중국 베이징에 TV용 LCD 패널 공장 가동에 힘입어 일본 샤프를 앞지르면서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대형 설비 투자를 계속 이어가면서 차세대 제품에서는 기술은 물론이고 생산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한다.

왕 회장은 내년에 초고화질 4K 패널을 생산하고 2014년에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양산에 들어가 한국 등 선도기업과 기술 격차를 좁힐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 진출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일본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내년에 선보일 4K 패널도 한국과 일본 전자업체에 판매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최고 강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꼽았다. 왕 회장은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나타낸다”며 “우리는 세트업체인 고객에게 비용 측면에서 경쟁사에 비해 유리하게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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