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앞 유리를 터치했더니 길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유리에 비치는 장면. 영화에서 보신 적 있지요. 영화에서나 등장할 것 같던 투명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이미 현실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서울시 지하철 3호선 교대역에는 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광고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가 종종 투명한 이벤트 광고판을 보셨을 겁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투명 디스플레이는 무엇인가요.
A:투명 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투명한 디스플레이입니다. 평소에는 유리처럼 보이다가 영상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로 바뀌는 장치를 말합니다. 전시제품 앞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면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과 설명을 곁들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설치된 교대역에는 공기청정기 광고가 투명 LCD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건물 유리나 매장 쇼윈도, 전시장 부스 등에 활용하면 이 같은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겠지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내비게이션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자동차 유리 위에 좌회전·우회전 표시가 자연스럽게 그려지겠지요. 그렇게 되면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을 보느라 시선이 흔들릴 일이 없어 편리하면서도 안전해질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구글안경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구글은 유튜브와 구글플러스 페이지에 현재 개발 중인 안경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안경을 쓰고 하늘을 보면 날씨 정보가 안경에 나오고, 친구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도 투명한 안경에 나옵니다. 구글이 이 안경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또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투명 디스플레이 원리는 뭔가요.
A:투명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보통 우리가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TV나 휴대폰에 들어있는 화면은 투명하지 않으니까요. 보통 LCD는 유리로 만들기 때문에 그 자체는 투명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해 LCD 뒤에 빛을 비춰주는 장치를 붙입니다. 이것이 백라이트유닛이라고 불리는 광원 장치입니다. LCD TV가 투명하지 않은 것은 이 백라이트유닛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방송 신호를 받아서 보여주는 여러 가지 부품도 뒤에 장착합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이 부품과 회로를 옆에 설치하고 백라이트유닛을 없앱니다. 광원은 백라이트유닛 대신 주변의 빛을 이용하는 원리랍니다.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라고 하는 디스플레이로도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AM OLED는 LCD와 달리 별도의 광원이 없어도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활용하는 디스플레이입니다. 백라이트유닛이 없기 때문에 패널 반대편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Q:현재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나요.
A:디스플레이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입니다.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도 한국이 단연 앞서가고 있습니다. 이미 상용화까지 됐으니까 말할 나위 없겠지요. 제일기획이라는 광고대행사는 2010년부터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쇼케이스나 옥외광고 등을 진행했습니다. 교대역에는 46인치 투명 LCD 두 대를 적용한 세계 최초 지하철 광고매체가 설치돼 있습니다. 상시 설치된 곳은 교대역 한 곳이지만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이벤트를 개최하는 사례는 상당히 많습니다.
여기에 활용된 투명 디스플레이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옛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개발하고 생산한 제품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외에도 냉장고 전면 유리에 투명LCD를 채택해 상품정보를 전달하는 투명냉장고도 개발했습니다. 투명 AM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2년 전 19인치 투명 AM OLED를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