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민주주의=민주주의 이야기가 아니다. 꿀벌 이야기다. 코넬 대학 교수이자 열정적 양봉가인 저자가 꿀벌의 일상을 관찰해 민주주의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냈다. 저자의 의문은 `어떻게 1만 마리가 모인 벌떼가 집 지을 장소를 결정하는가?`였다. 벌떼에겐 결정을 내려줄 대통령도 커다란 뇌도 없다. 그런데 벌집은 항상 기막히게 안전하고 따뜻하며 알맞은 크기였다. 싸움만 벌이는 우리네 민주주의보다 더 훌륭한 민주주의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꿀벌의 독특한 의사결정 구조 덕분이다. 수 백 마리의 정찰대를 보내 집터를 찾고, 이를 `춤`을 통해 집단과 공유한다. 그리고 부적합한 집터를 하나씩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같은 `소거법`을 거쳐 가장 마지막에 남은 장소가 집터가 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과정은 대부분 만장일치로 마무리된다. 19대 국회가 꿀벌을 배워보면 어떨까.
토머스 D. 실러 지음. 하임수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2만원.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