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성과

성과는 일을 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명제다.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직위에 있든 그 누구라도 `성과`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많지 않다.

직장이나 사회는 과거나 지금이나 끊임없이 성과를 요구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주어진 기간 안에 목표를 채우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도태되거나 낙오되기 십상이다. 반대로 성과가 좋으면 그만큼 보상도 크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대기업을 보면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휴대폰 판매 점유율은 핀란드 노키아를 제치고 사상 처음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품질 경영을 내세운 현대차와 기아차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질주한다. 덕분에 이들 회사 주가는 연일 고공비행이다.

반면에 LG화학 등 화학 업종 대기업은 울상이다.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좋지 않은 실적을 반영하듯 주가는 바닥을 모른 채 곤두박질친다.

성과만큼이나 중요한 게 또 있다. 앞을 내다보는 기획력과 올바른 사업 추진 과정이다. 무조건 성과주의만 강조하다보면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도 클 수밖에 없다. 보다 짧은 시간에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우수한 결과를 낼 수 있는지가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성과의 척도인 셈이다.

올해는 현 정권의 사실상 마지막 집권 연도다. 벌써부터 청와대나 정부 부처는 그간 추진해온 사업별 성과 챙기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경제, 사회, 국방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셈 계산이 한창이다.

숫자 불리기에 연연하지 않고 잘된 정책과 실패한 정책을 명확히 판별해 차기 정권에 반영하는 용단을 기대한다. 국민을 위한 옳은 선택 자체도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신선미 전국취재 차장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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