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앤장법률사무소 안미령·이정운 변호사입니다. 이번 달에는 전자상거래와 세무상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소셜커머스를 비롯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가는 대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는 재화 구입에 필요한 시간이나 비용을 줄여주지만, 비대면 거래라는 특성에 기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도 함께 불거졌습니다. 또 세법 분야처럼 당초 전자상거래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법 분야에 여러 가지 해석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세무상의 사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1.
A는 최근 인기 있는 소셜커머스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인허가가 무엇인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법률상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궁금하다.
◇소셜커머스와 전자상거래=소셜커머스는 소셜미디어, 온오프라인 미디어 등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다. 대표적인 형태는 공동구매로 일정 인원 이상이 구매를 해야 혜택이 소멸되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다른 이들에게 홍보하기도 한다. 소셜커머스를 비롯한 전자상거래는 지난 6년 사이에 거래액이 배 이상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자상거래 현황(단위:조원·%, 괄호 안은 전년 대비 증가율)
자료:통계청
소셜커머스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상 전기통신 방법으로 재화 또는 용역의 판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청약을 받아 재화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에 해당한다.
통신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할기관에 통신판매업 신고를 해야 한다. 또 전기통신사업법상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전기통신설비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한다. 이에 따른 신고가 필요하다. 다만, 자본금 1억원 이하의 법인에는 신고가 면제된다.
◇전자상거래법상 사업자의 의무=전자상거래법은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통신판매사업자에게 여러 가지 의무를 부과한다. 우선 사이버몰(컴퓨터와 정보통신 설비를 이용해 재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가상의 영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소비자가 사업자의 신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사업자의 상호, 사업자등록번호, 연락처 등을 사이버몰의 초기화면에 표시해야 한다(제10조).
또 소비자가 계약체결 전에 재화 등에 대한 거래조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수 또는 착오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재화 등에 관한 정보를 적절한 방법으로 표시·광고 또는 고지하고, 계약이 체결된 때에는 계약자에게 그 내용이 기재된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재화 등을 공급할 때까지 교부해야 한다(제13조).
특히 문제가 많이 되는 것이 환불인데, 전자상거래법 제17조는 위와 같은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는 원칙적으로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오픈마켓과 같은 통신판매중개자의 책임 강화를 골자로 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이뤄져 올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통신판매업자인 통신판매중개자는 통신판매중개의뢰자의 성명,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소비자 또는 거래 당사자들에게 제공하거나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통신판매중개자가 소비자에게 통신판매중개의뢰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제공한 정보가 사실과 달라 소비자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를 통신판매중개의뢰자와 연대해 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 다만, 통신판매중개의뢰자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때는 책임을 면제하고 있다.
◇기타 법령상의 의무=전자상거래법 이외에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금지되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취급도 자주 문제되는 부분이다.
1. 방송통신위원회의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사업자에 대한 행정처분=2012년 4월 1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13개 소셜커머스사업자에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및 시정조치 명령을 의결했다.
2. 공정거래위원회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 시정조치=2011년 11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매 개수, 구매 후기 등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환불 요청 처리를 지연하는 등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소셜커머스사업자들에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시정조치를 했다.
사례2
B는 사업자등록을 안 한 채 게임아이템 중개업체의 인터넷사이트에서 인기 온라인게임에 필요한 사이버화폐인 `게임머니`를 구입했다. 이를 다른 게임 이용자에게 수백회에 걸쳐 매도하고, 그 대금을 게임 이용자로부터 중개업체를 경유해 현금으로 지급받았다. 국세청은 B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재화인 게임아이템을 판매하면서도 이에 대한 매출신고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부과·고지했다. B는 이러한 과세처분을 다투고자 한다.
◇부가가치세법 규정=부가가치세법에서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거래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과 재화의 수입`을 규정한다. `재화`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유체물과 무체물을 의미한다. 이 중 `무체물`은 동력·열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 및 권리 등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체물 이외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을 의미하며, 영리목적을 불문하고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는 사업자에 해당해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과세처분을 둘러싼 쟁점들=위와 같은 부가가치세법 규정에 따를 때 B에 대한 과세처분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①우선 게임머니가 `재화`에 해당해야 하고 ②온라인 계정으로 게임머니를 이전해 준 것이 재화의 `공급`에 해당해야 한다. ③B를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자`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게임머니는 온라인게임 내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정보장치코드에 불과하다. 재산적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B가 실제로 게임머니에 대가를 지급하고 구매한 후에 보다 높은 가격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해 이익을 남긴 이상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재화의 개념 중 무체물은 `관리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일 것을 요구하나, 이러한 관리 가능성은 시대의 변천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온라인상에서 배타적으로 관리, 거래되는 게임머니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체물로서 부가가치세법상의 `재화`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해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B가 거래한 게임머니의 소유권은 게임제공업체에 있고, 게임머니를 거래하였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의 변동이 없으므로 `공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B가 다른 게임이용자 등으로부터 매수한 게임머니를 관리하면서 또 다른 게임이용자에게 온라인상 계정으로 이를 이전하는 방법으로 매도하였고, 이전받은 게임이용자는 이를 온라인 게임서비스상의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 바, B의 게임머니 매도거래는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납부의무를 지는 사업자 즉,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람`이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 형태를 갖추고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의사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부가가치세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 형태인지는 거래의 목적물, 규모, 횟수, 대금의 다과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그런데 B가 다른 게임이용자에게 게임머니를 매도한 횟수를 고려할 때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의사로 게임머니를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B가 일정기간 동안 매도한 금액을 고려할 때 부가가치세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 형태를 갖추고,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의사로 재화인 게임머니를 게임이용자에게 공급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자로 볼 수 있다.
◇대법원 2012년 4월 1일 선고 2011두30281 판결=온라인게임에 필요한 사이버화폐인 게임머니는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에 해당하며, 수백 번에 걸쳐 게임머니를 매수해 매수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면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에 해당한다. 계속적 반복적으로 수억원에 이르는 게임머니를 판매한 때는 부가가치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판결.
◇대법원 판결의 의의=게임머니를 비롯한 온라인게임 아이템의 판매행위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 여부에 대해 2005년 유권해석이 있은 이후 과세처분과 이에 대한 조세불복이 계속돼 왔다. 특히 위 대법원 판결과 유사한 취지의 서울행정법원 판결(서울행정법원 2009년 10월 16일 선고 2009구합21390 판결) 이후 이러한 아이템 등에 재산 가치를 인정하면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종료되었을 때 아이템 등에 환불을 해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아이템 거래에 세금 부과는 사실상 이러한 거래행위를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문제도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위 대법원 판결은 세법의 관점에서 게임머니 등 게임아이템의 판매가 부가가치세 적용 대상임을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사례3
오픈마켓사업자인 C는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사업자들에게 광고서비스 프로모션을 제공하기로 하고, 해당 기간 내에 광고서비스를 이용한 사업자에게 대금의 일정비율을 포인트로 적립해 줬다.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사업자인 D는 프로모션 중인 광고서비스를 이용한 후에 포인트를 적립받았고, 이러한 포인트를 모아 별도의 광고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용요금 대신 지불했다. 국세청은 이러한 포인트 상당액을 D의 매출액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오픈마켓사업자들의 포인트 제공=오픈마켓이란 온라인상에서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개설한 점포에서 구매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뜻한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이 대표적 사이트로 이들은 시스템을 제공한 대가로 상품을 등록한 사용자에게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이러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사업자들이 광고용역을 구입한다. 판매실적 우수로 판매자의 판매등급이 상승했을 때 등에 `포인트`를 무상으로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지급한 포인트를 오픈마켓 내 광고화면 구입 또는 공동구매 카테고리에 상품등록 시 수수료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판매사업자들이 사용한 포인트 상당액에 대한 과세 여부=통신판매업자가 오픈마켓사업자로부터 광고용역을 공급받고, 이를 무상으로 적립된 포인트로 결제하는 경우 해당 포인트 상당액이 오픈마켓사업자의 과세표준에 포함되는지 문제된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해당 포인트 상당액은 오픈마켓사업자의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회신한 바 있다(부가-406, 2012년 4월 8일).
이러한 취지의 해석은 다른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게임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적립된 포인트에 의해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있다.
사업자가 카지노사업과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의 사업을 함께 영위하면서 카지노 이용고객에게 그 이용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향후 해당 고객이 사업자가 영위하는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에서 용역을 공급받고 그 대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적립된 포인트로 결제하는 때도 해당 포인트 상당액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들이 존재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