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는 모든 정권의 핵심 정책 중 하나였다. 지역 산업기반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은 항상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됐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외환위기 이후 지역 산업기반이 무너진 김대중 정부에는 어떤 정책보다 우선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1999년부터 대구·부산·광주·경남 4개 지역에서 전략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는 이를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도로 확대하고 5년간 3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나름의 성과도 거뒀지만 이들 사업은 시도 단위 개별 추진, 전략산업 간 중복 등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어 지역 산업성장 동력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현 정부가 추진한 게 광역선도사업이다. 이전 사업이 시도 단위로 이뤄지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 전국을 `5+2 광역경제권`으로 나눠 권역별 대표산업 육성을 위한 R&D 지원에 나섰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한 1단계 광역선도사업을 통해 고용창출 1만4401명, 매출 7조2421억원, 수출 33억3100만달러의 성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 창출 및 인재양성, 광역규모 산업생태계 조성이라는 점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를 보완한 것이 2014년까지 3년간 진행되는 `5+2 광역경제권 선도 산업 2단계 사업`이다. 올해 초 22개 선도 산업과 40개 프로젝트를 최종 확정했으며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역별로는 충청권 태양광부품, 호남권 친환경 차량·부품, 대경권 스마트모바일, 동남권 그린 선박조선 기자재, 강원권 전자의료기기, 제주권 제주형 풍력서비스 등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약 550개 신규과제를 선정해 2850억원을 투입하고 2014년까지 1650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2만5000명의 신규고용 창출과 10조원의 매출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도 경계를 넘어 기업지원기관-기업-대학 간 연계협력을 활성화하고 소재-부품-완성품(시스템) 등 가치사슬 간 연계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중소·중견기업 우수인재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2단계 전체 R&D 사업을 고용 창출형 R&D로 전면 전환하고 고용성과 평가 결과를 기업별 지원 예산에 차등 반영해 일자리 창출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석·박사급 연구인력 채용을 조건으로 하는 채용조건부 R&D를 전체 R&D사업의 10% 규모로 시범 도입해 지역 중소기업 우수인재 확보를 직접 지원하게 된다. 전문학사 및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출신 인력을 채용하면 채용장려금을 지원함으로써 현장 기술인력 채용 활성화도 유도했다.
광역경제권 차원의 산업 생태계 구축 지원을 위해서는 개별 기업 단독으로 추진하는 R&D보다 광역권 내 지역기업-대학-기술지원 간 산학연 공동 R&D, 대-중소기업 동반성장형 R&D 등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과의 연계를 통한 산학협력체계 정착이 대표적인 경우다. 다음 주 지식경제부와 교과부 간 양해각서(MOU)를 교환키로 했다. 또 기업의 참여조건을 대폭 완화해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대폭 넓혔다.
경쟁을 통한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프로젝트별 사업 추진 성과를 평가해 20% 범위 내에서 예산을 차등 지원하고 저성과 과제는 10% 수준에서 강제 탈락시킬 계획이다.
이용환 지식경제부 지역산업과장은 “2단계 광역선도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만들어졌다”며 “일자리 창출 및 인재양성, 광역규모 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단계 광역선도사업 산업(22개) 및 프로젝트(40개) 현황
자료: 지식경제부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