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벌써부터 여름 '전력난 공포'에 벌벌

안정 예비율 기준 8%에 크게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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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소비가 많은 일본 제조업체 사이에 `전력난 공포`가 확산됐다. 오는 8월 일본 주요 전력업체의 전력예비율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제조업체들은 전력난에 따른 생산량과 수익 하락을 벌써 걱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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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일본 전력사별 8월 전력 예비율동일본 3.7%, 훗카이도전력 -3.1%, 도호쿠전력 2.9%, 도쿄전력 4.5%, 서일본 -3.6, 주부전력 5.2%, 호쿠리쿠전력 3.6%, 간사이전력 -16.3%, 추고쿠전력 4.5%, 시코쿠전력 0.3%, 규슈전력 -3.7%(자료 : 니혼게이자이)

니혼게이자이와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24일 일본 전력 9개사의 8월 전력수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간사이전력과 규슈전력 등 6개 전력사가 모인 서일본 지역의 전력예비율이 마이너스(-) 3.6%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서일본 지역 전력예비율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준인 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름철 날씨 변화에 따라 전국적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예비율은 지난 23일 일본 정부가 개최한 `전력 수급 검증위원회`에서 전력업체들이 제출한 자료를 취합한 것이다.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밝힌 전력사는 홋카이도·간사이·규슈 등이다. 간사이전력은 예비율이 -16.3%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사이와 규슈전력이 있는 서일본 지역은 두 전력사의 공급 부족으로 전체 전력예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에 도쿄와 도호쿠전력은 예비율이 각각 4.5%, 2.9%로 집계돼 이들이 위치한 동일본 지역 전체 예비율은 그나마 3.7%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 공급 부족 사태가 불가피해지면서 일본 제조사들의 생산량 감소에 따른 우려가 높아졌다. 일본 경제단체가 전력공급 불안에 따른 기업들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 제조업 71%가 생산량 감소, 69%는 수익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오사카상공회의소가 전력예비율이 가장 낮은 간사이 지역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31%가 `(전력이 부족하면) 생산과 영업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일반 가정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절전을 유도하고 전력 공급예비율이 높은 전력사의 여유분을 전력난을 겪는 지역으로 돌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나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일본 전력사 관계자는 “절전으로 해결될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여름께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가정 내 에어컨 가동률이 최대치에 올라서 전력난은 심각해진다”며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을 순차적으로 재가동하지 않으면 올해뿐 아니라 내년 여름 이후에도 전력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