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벤처 투자 비중이 2007년 이후 처음 30%대로 올라섰다. 스마트 혁명에 ICT 분야 청년 스타트업(Start-Up) 창업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공개한 `3월 벤처캐피털 현황`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정보통신 투자규모는 640억원으로 전체 2120억원 가운데 30.2%를 차지했다. 정보통신 투자는 2007년 31.7%를 마지막으로 지난 4년간 20%대(22.7~29.1%)에 그쳤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가 17개사 381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져 가장 많았다. 전기업체가 6곳 16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소프트웨어와 정보서비스 투자가 각각 76억원(12개사)과 22억원(4개사)이 집행됐다.
1분기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분야는 문화콘텐츠다. 지난해 투자 비중이 24.9%였으나 1분기 828억원으로 39.1%까지 올라갔다. 영상·음반·방송이 587억원(49개사)으로 가장 많았다. 게임소프트웨어도 205억원(17개사)에 달했다.
최근 수년 투자 비중이 가장 많았던 일반제조와 생명공학·서비스 등 나머지 분야 투자 비중은 감소했다. 1분기 일반제조 투자규모가 422억원(19.9%)으로 20%를 밑돌았다. 2010년과 지난해 일반제조 투자비중은 각각 28.4%와 29.3%로 7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ICT 투자 비중은 앞으로 증가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크지만 낙관할 수 없다. 1분기가 투자 비수기다. 통계 추이를 단정지을 수 없다. 최근 수년 강세를 나타냈던 일반제조 분야 투자비중이 1분기 너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스타트업 창업 분위기와 함께 ICT에 대한 벤처캐피털 관심이 높아진 점은 투자 확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정성인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는 “청년 창업 ICT업체에 관심을 가지는 벤처 캐피털이 늘어났다”며 “다만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규모에서 어느 정도 차지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 관심이 높아져 우리도 미국처럼 1라운드(초기) 2라운드(중기) 3라운드(후기) 형태의 단계별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 늘어난 것도 이런 단계별 투자 확대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우리나라 벤처생태계에 가장 큰 문제는 벤처캐피털의 투자자금 회수 방법이 상장(IPO)에만 쏠렸다는 점이다. 상장을 앞둔 후기 벤처 쏠림현상이 심하다.
정보통신 분야 벤처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2~2004년이다. 45.6~48.8%로 50%에 육박했다. 2005년 30%대로 내려앉았고 이후 2009년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벤처 버블(거품) 제거와 정부 관심 저하도 영향을 줬지만, ICT가 각 산업에 스며든 점도 영향을 받았다. ICT와 굴뚝산업 융합 분야 투자는 각 산업 투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표]벤처캐피털 정보통신 분야 투자 현황 (단위:개사, 억원, %)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