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필요 없습니다.”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정부 지원 사업을 활용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늘고 있다. 원트리즈뮤직·퍼플웍스 등 주요 스타트업 기업이 엔젤투자 대신 정부 지원금을 통해 사업 자금을 마련해 화제다.
원트리즈뮤직(대표 노종찬·도희성)은 중소기업청 산하 창업진흥원에서 `선도벤처 연계 기술창업` 지원을 받아 1억3000만원을 확보했다. 선도 벤처기업 아이온커뮤니케이션이 제공한 사무실을 쓰고 멘토링도 받는다. 2차년도 지원을 한 번 더 받아 총 2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전에는 지방자치단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여럿 받아 종자돈을 조달했다. 퍼플웍스(대표 유준석)도 예비기술 창업자 육성사업으로 3500만원을 지원 받아 초기 자금을 마련했다. 이 사업은 특히 엔젤투자를 받기 전 초기 창업비를 마련하는 요긴한 창구로 쓰인다. 퍼플웍스 뿐만 아니라 성장세를 타고 있는 애드투페이퍼·모아기술 등도 이 사업 수혜자다.
◇정부 지원의 장점=민간 투자를 받으면 필연적으로 지분을 일부 넘겨주지만 정부 투자는 지분을 나눠 줄 필요가 없다. 잘 활용하면 엔젤투자를 받을 때보다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여러개 정부 지원 사업을 이용하면 최대 5억원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무·회계·법무 등 민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못지않은 경영지원도 받을 수 있다. 경영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꾸려가고자 하는 창업자라면 정부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이용해볼만 하다. 투자 받기까지 3개월 이상 소요되고 인맥도 활용해야 하는 엔젤투자를 받기 전 종자돈을 조달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노종찬 원트리즈뮤직 대표는 “정부 지원 사업은 조건도 까다롭고 경쟁률이 세지만 일단 지원을 받으면 경영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떤 사업 있나=중소기업청 산하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넷(changupnet.go.kr)`에는 창업 준비 단계부터 지원 사업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39세 이하 예비창업자나 창업 후 만 3년이 지나지 않은 회사를 대상으로 연간 100만원 이내에서 자금을 지원한다. 대신 창업 공간· 창업 코칭·교육을 실시한다. 종자돈이 필요하다면 예비기술 창업자 육성 사업에 도전해볼만 하다. 대학·연구기관별로 선정하고, 집중 지원 분야는 최대 5000만원, 일반 분야는 3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음달 11일까지 접수하는 창업 경진대회 `슈퍼스타V`에서는 10개팀을 뽑아 총 2억7000만원을 배분한다. 단 올해 1월 1일 이후 창업한 회사만 참여할 수 있다. 창업맞춤형사업화지원은 이번 달 30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는 강남·강북에 청년창업 센터를 운영하면서 업무 공간을 준다. `청년창업1000프로젝트`를 통해 모집한 회사에는 매달 50만~100만원씩 집기·설비 비용을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4기 참가자를 모집한다.
정부 지원사업 개요
자료:중기청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