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었지. 어민, 선원, 바다와 배를 터전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늘 고민했어. 그러다보니 좋은 기술과 제품을 개발했고, 돈도 벌 수 있었던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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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 삼영이엔씨 대표(69)를 보니 오늘 날 산업계가 늘 그리워해 온 옛 장인의 모습 그대로다. 그는 35년 전 삼영이엔씨를 설립해 일본 제품을 국산화했다. 지금은 선박통신장비를 개발한다.
장인으로서 황 대표의 첫째 자존심은 `공익`이었다. 자신의 이익보다 수요자와 업계, 국가에 유익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24년 전 `네트레코더`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한 것은 그에게 가장 보람됐던 일로 남는다. 음파탐지(소나)를 그물에 달아 어군과 그물 위치를 파악하는 이 제품은 중대형 어선에 필수 장비가 됐다.
그는 “고가의 일본 제품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은 우리 제품으로 100% 대체됐다. 전력소모는 줄이고 반대로 출력은 높아 기능이 월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2B 제품 중심인 삼영이엔씨가 140여 개의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경쟁력이다. “본사로 들어오는 소량 주문이라도 해당 대리점으로 돌려 본사와 대리점간 상생 구조를 만들자”는 황 대표의 소신이 만든 결과다.
장인의 두 번째 자존심은 최고의 기술력이다. 그는 지금도 대표이사 사장과 연구소장을 겸직한다. 최신 기술과 제품 개발에 여전히 직·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제품 개발은 현장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보완하고 또 보완해야 비로소 끝냈다 할 수 있다”며 “오랜 경험을 살려 현장 적용과 테스트 과정의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삼영이엔씨 연구원들은 R&D 과정에서 막히는 것이 있으면 황 대표와 수시로 이메일이나 문자를 주고받는다. `연구는 끈기다. 시작했으면 끝을 본다`는 것이 황 대표의 R&D 신념이다. 지난 10여 년간 삼영이엔씨는 매출의 평균 10% 가량을 R&D에 투입했다.
34년 역사의 삼영이엔씨는 현재 해양전자통신장비 대부분을 자체기술로 생산하는 중견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했다. 지난 해 매출 440억원에 순이익 80억원을 올렸다. 올 해는 100억원을 투입해 신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황 대표는 “돈을 목적으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면 실패 확률이 높다. 수요자와 시장에 필요한 기술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면 개발해라. 그러면 돈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며 “환경 변화나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더라도 필요한 제품은 만들겠다는 정신이 업계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