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기기 제조업체인 A사는 미국 유통업체에 주문 받은 제품을 보내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미국 당국으로부터 A사 제품이 에너지 스타 인증 기준에 못 미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 희망에 들떠 있던 A사 임직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물건을 제 때 보내지 못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기 때문이다.
A사 사장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역기술장벽(TBT)이라는 관문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간접규제를 분석하고 대응하기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기술표준원(원장 서광현)은 무역기술장벽(TBT) 규제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를 파견해 주요 시장 인증획득·시험방법을 안내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컨설팅 지원분야는 △에너지 효율 △전기안전 △환경 △전자파 등이다. 지원대상 규제는 △미국 에너지스타 △EU·미국·일본 중국 대만 터키 등 6개국의 화학물질 관리 규제 △일본 전기용품안전규제 △미국·일본·호주 전자파 규제 등이다.
기술표준원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과 함께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TBT를 파견해 지역 규제에 맞는 인증획득·시험방법을 안내하고, 시험 결과를 분석해 개선 방안도 제공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홈페이지(www.ktr.or.kr)에서 TBT 지원 신청을 받는다.
미국·EU·일본·중국 등 우리나라 주요 교역국들은 에너지 효율(에너지스타, 에너지라벨링 등)·환경(REACH, RoHS 등)·안전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확대하고 있어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WTO 회원국들이 통보한 TBT는 총 1217건이다. 규제당국의 TBT가 교역 상대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WTO에 보고된 특정무역현안(STC)은 전년 대비 25% 가량 증가한 76건을 기록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으로 수출 중소기업의 인증 획득 기간이 단축되고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출 중소기업들의 애로점을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