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광산서 '금맥' 캐자…대기업들 몰려와!

도시광산 업계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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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광산 업계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기업은 제조 계열사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유리한 입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도시광산 사업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한다. 회사는 전기차 모터 핵심부품인 희토자석 재활용 및 소재화 기술을 다루는 정부 출연기관 연구에 공동 참여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2차전지·반도체 등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대량의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주요금속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고부가가치 소재화 사업에도 진출할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금속·소재 가격이 급등할수록 도시광산 사업에 대한 필요성은 증가한다”며 “현재 구체적인 방향은 설정하지 않았지만 부산물 배출 규모, 기술현황 파악 등 사업 추진을 위한 다양한 검토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도시광산분야 진출은 기존 제조분야와의 시너지 창출 때문이다.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 첨단성장산업 발전에 따른 신규 자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극대화를 위해서는 도시광산 사업 진출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포스코,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은 이미 도시광산사업을 주력 성장사업으로 지목하고 중소기업 인수합병 등 기반 구축을 끝냈다. GS칼텍스는 자회사인 GS에코메탈을 통해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폐촉매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S&C는 그룹사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검토하는 등 도시광산 사업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또한 2차전지 전문 리사이클 기업 성일하이텍의 지분 인수를 통해 최근 도시광산 분야에 첫 발을 내딛었다.

도시광산 분야에 대기업 진출이 잇따르자 중소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기업 사업 영역 설정에 따라 인수합병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기대감과 원료인 부산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섞인 상황이다.

도시광산업계 중소기업 사장은 “제련 기반이 없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인수해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대기업의 도시광산 진출은 기술개발, 산업활성화 측면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중소기업 사업영역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