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방송 영상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세계 IT산업 트렌드가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넘어가는 것에 맞춰 방송영상 분야에서도 SW라 할 수 있는 콘텐츠에 무게중심이 쏠렸다. 올해 NAB에서는 전통적인 방송장비와 함께 클라우드, 콘텐츠 관리 등 다플랫폼화에 따라 콘텐츠를 활용하는 기술이 주목받았다.
◇핵심은 콘텐츠=세계 최대 방송장비전시회 `NAB 2012`가 1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올해 전시 주제는 `콘텐츠 대이동(The Great Content Shift)`으로, 콘텐츠를 중심에 놓고 전시회를 구성했다. 지금까지 NAB는 3D, 디지털화 등 기술이슈가 중심이었다.
NAB 전시방향은 콘텐츠를 중심에 놓고 △콘텐츠 제작기술 △콘텐츠 관리기술 △콘텐츠 커머스 △콘텐츠 전송기술로 구분했다. 콘텐츠를 중심에 놓은 것은 IT 발전과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지상파·케이블·IPTV·모바일TV·N스크린 서비스 등으로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디지털화된 콘텐츠가 플랫폼을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콘텐츠 관리와 전송 관련 분야에 전시홀 하나를 통째로 차지할 만큼 많은 업체가 참가했다.
◇영상산업에도 구름 열풍=방송 영상 제작환경이 디지털화되면서 콘텐츠를 전송하고 관리하기 위한 IT시스템 도입이 필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방송영상 시스템을 IT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화두였다면, 올해는 이를 넘어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는 것이 이슈가 됐다.
NAB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관을 별도로 꾸며 관련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고, 컨퍼런스에서는 클라우드 기술이 방송 환경에 필요한 수준의 안정성과 보안을 갖출 수 있는지가 논의됐다.
방송영상 클라우드 시장에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넷앱 등 클라우드 전문 업체뿐만 아니라 방송관련 업체들도 신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영상편집 전문업체인 아비드는 클라우드 기반 제작·관리 시스템을 출시했고, 파나소닉은 영국 클라우드 영상 제작 플랫폼 업체 `어프레임(Aframe)`과 손잡고 `파나소닉제작네트워크(PPN)`를 선보였다. 아비드는 편집, 파나소닉은 카메라와 제작장비 등 기존 방송기술을 클라우드와 연계할 수 있는 점이 방송기반 업체들의 강점으로 꼽힌다.
◇콘텐츠 돋보이게, HD 넘어 4K로=콘텐츠를 돋보이게 하는 화질 경쟁도 불붙었다. HD를 넘어 4K 장비가 대거 선보였고, 일본 NHK는 8K도 시연했다. 4K(4096×2160)는 풀HD(1920×1080)보다 화소수가 4배 이상 많다. 현재는 주로 영화에 4K가 사용되지만, 차별화를 위해 방송 등으로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주목할 신제품 중 하나는 캐논이 출품한 4K 동영상 지원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다. 소니와 JVC 등 기존 방송용 카메라 업체만 있던 시장에 캐논이 가세하며 4K 제작이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소니는 초저속 촬영이 가능한 4K 카메라 신제품을 선보였고, 레드레이(REDray)는 4K 프로젝터를 출품했다. 국내에서는 티브이로직(대표 이경국)이 4K 모니터 신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현재 4K 모니터는 티브이로직과 일본 소니, 아스트로디자인 3개사만 개발했다.
이경국 티브이로직 사장은 “콘텐츠를 차별화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3D와 4K가 주목받는다”면서 “3D가 주춤한 사이 4K가 영화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캐논 DSLR과 프로젝터 등 4K 지원제품이 늘면서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