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제16차 녹색성장위원회와 제7차 이행점검 결과 보고대회`에서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가 거론됐다. 다름 아닌 전기 사용을 부추기는 왜곡된 가격구조 때문이었다. 전자신문이 에너지 수요관리 전문가와 벌인 좌담회에서도 전기요금 현실화가 수요관리의 핵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기를 물 쓰듯 하는 상황에서 수요관리 정책은 작동하지 않는다. 굳이 사용하기 불편하고 냄새나는 기름을 쓰지 않더라도 플러그만 꽂으면 편하게, 그것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票)퓰리즘`과 `국민정서법`에 가로막혀 제값을 받지 못하는 전기요금 탓에 석유·가스 등 1차 에너지원의 자리를 전기가 대체한다.
지난겨울은 지난해 9·15 순환정전 사태와 정부의 강력한 전력수급 대책 덕분에 넘어갔지만 문제는 다가올 여름철 전력피크다. 지금처럼 전기 사용을 부추기는 가격 구조로는 여름철 무더위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원가 회수율은 87.4%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4년째 적자에 빠졌다. 국내 전력 인프라 안정화에 전력해야 할 한전이 해외 사업에 매진하겠다는 이상한 발상을 하게 만든 것도 전기요금 왜곡현상 때문이다.
국민 여론도 변화한다. 최근 중앙선관위 설문 조사 결과 원전을 없애고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했을 때 전기요금을 더 부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이 10% 정도 인상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제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다시 한 번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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