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주식품 중 하나인 우주비빔밥 제조 기술이 전주비빔밥생산자연합회(회장 김년임)에 이전됐다. 조만간 비행기 기내식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방사선실용화기술부 이주운 박사 연구팀이 교육과학기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우주비빔밥 제조 기술을 이전하는 기술 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우주비빔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전주비빔밥 조리법을 기초로 만들었다. 수분 6% 이하인 건조된 블록 형태로 만들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러시아 연방 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로 부터 우주식품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전주비빔밥생산자연합회는 이 우주비빔밥을 기내식으로 만들어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엔 한국원자력연구원 및 코오롱인더스트리와 공동으로 장기 저장이 필요한 국가 재난 대비용 비상식량과 스포츠 레저용 식품으로 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주식품은 몸에 이로운 젖산균 같은 미생물이라 할지라도 우주 공간에서 우주인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에 무균 상태로 제조해야 한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물 최대 온도가 70℃에 불과해 낮은 온도의 물에서도 쉽게 복원해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비빔밥에 첨가되는 고추장에는 발효를 돕지만 부패를 유발할 수 있는 바실러스 균이 있어 살균 과정도 필수다. 하지만, 건조된 블록 형태로 제조하면 가열 살균 처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 블록 형태의 전주비빔밥에 감마선을 조사함으로써 고추장 및 밥, 야채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제거했다.
밥을 지을 때 팽창제를 첨가해서 쌀의 기공을 크게 했다. 70℃의 낮은 온도서도 15분 이내에 먹기 쉬운 형태로 복원된다.
지금까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우주식품으로 개발한 식품은 김치, 라면, 비빔밥, 불고기를 비롯해 총 17종이다. 이 중 김치, 라면, 생식바, 수정과 등 4종은 지난 2008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에게 제공됐다.
이주운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실용화기술부장은 “우주식품 관련 기술 이전 첫 사례”라며 “우주불고기, 곶감초콜릿, 오디음료 등의 우주식품 기술 이전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