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포스트2012` 리더십과 에너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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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 참가 당사국들은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에 모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개도국 가운데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도 포함됐다. 우리 정부는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 앞서 의무감축 비대상국가로서 처음으로 온실가스를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교토의정서는 현재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규제하는 유일한 규제 규약이다. 올 연말이면 1차 의무감축공약기간(2008∼2012년)이 만료된다. 하지만 회의 직후에 캐나다와 일본, 러시아가 2차 공약기간 설정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포스트 2012 체제`의 출범은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참가 당사국은 `더반 플랫폼`이라고 불리는 로드맵에 따라 2015년까지 새 기후체제를 위한 구체적인 틀을 도출하게 되며, 그 틀은 2020년에 효력을 발휘하게 돼 있다.

이처럼 온실 가스와 에너지 부문을 둘러싼 국제 환경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탄소 감축을 위한 국가 간 공동 노력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추진 속도도 느려지는 추세다.

포스트교토협약을 위한 핵심 주체인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각기 남유럽 발 재정위기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협상을 이끌기도 벅찬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도 아닌 상황에서 선진국의 미온적인 자세를 보는 우리의 상황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했지만 지난 국회에서 결국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당초 2013년 시행을 계획했다가 기업의 심한 반발로 2015년에 도입하겠다고 잠시 물러선 상황이다. 철강, 화학 등 산업계의 에너지 소비가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경제 성장과 에너지 절감 문제는 아직까지 충돌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지난해 일어난 9·15 대규모정전사고 역시 불안정한 전력 수급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 있었던 고리 원전1기 사고는 원전 안전성을 둘러싼 신뢰 문제와 함께 에너지 안보 이슈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맞는 우리로서는 에너지 이슈가 정치적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새로운 에너지 기본계획(2013∼2032년)을 도출하고 에너지 부문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얼마 전 지식경제부는 `2012년 에너지 연구개발(R&D) 실행계획`에 총 1조821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고 기업 맞춤형 에너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에너지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상세한 계획을 제시했다.

올 한 해 우리는 전력 안정성과 원전의 안전을 고려한 에너지 믹스를 새로 도출하고 `녹색성장` 계획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일정표도 재검토할 기회를 맞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18일에 열릴 `글로벌 그린에너지 리더스 포럼 2012`는 그린 에너지 부문의 리더십을 두고 각국의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우리의 청사진을 그려볼 좋은 기회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에너지 기후 부문에서는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번 포럼이 그동안의 이슈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에너지 기술의 성과와 향후 전망을 논의하는 충분한 토론의 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준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jhlee@ketep.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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