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가 올해 에너지·자원개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 단순 지분투자에서 벗어나 해외광구 개발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신재생에너지 제품 생산에 발을 내디뎠다. 주력사업인 트레이딩 사업 분야의 낮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11일 종합상사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LG상사가 올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에너지·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다. 자신들만의 장점인 정보력과 마케팅·금융조달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리제이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다.
삼성물산은 전체 매출에서 자원·환경·에너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0% 수준에서 2015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자원개발 사업의 단순 지분참여 구조에서 탈피, 광구 개발 및 운영에 참여하는 비중을 늘린다. 최근 국내 도시광산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희소금속 트레이딩 사업에 참여했다. 삼성물산의 선택은 `박리다매` 식의 단순 트레이딩 사업으로는 더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사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010년(3조7000억원)보다 35% 증가한 14조2300억원이다. 자원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98% 증가했고 산업소재, 에너지·환경부문도 25%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동정광 등 자원분야 트레이딩 물량이 늘었고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이 매출에 반영됐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19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5억원(4.6%)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단순 트레이딩 사업 특성상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로 전가되지 않는 것이 이유다.
강형규 삼성물산 자원본부장은 “자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종합상사의 새로운 사명이자 기능”이라며 “과거 공급 기능 중심에서 직접 광구 개발 및 운영에 참여하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상사 역시 올해 태양광 소재 제조 분야 진출을 모색하는 등 단순 트레이딩 모델을 지속적으로 탈피해 나간다. 지난 1월 90억원을 출자해 이엔에프테크와 합작법인 `엘바텍`을 설립하고 2차전지 양극재 핵심소재인 전구체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에서 유통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G상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요 산업 소재 유통에만 참여하다 보니 이익률이 높지 않았다”며 “직접 제조 분야에 참여해 사업 효율성과 이익률을 높이는 구조로 사업을 변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상사의 신사업 발굴 `공격모드` 전환은 하영봉 사장의 의지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자원전문가인 하영봉 사장은 평소 직원에게 단순 트레이딩 사업에서 탈피할 것으로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00원짜리 제품을 사서 101원에 되파는 사업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하 사장의 지론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원개발 사업이 안착하면서 이제는 신재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전사적 과제”라며 “기존에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신사업 발굴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