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글로벌 경영 의지가 연이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계획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11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해외 발전소 부문에서 진행하고 있는 9개 SPC 사업 이외에 추가로 5개의 SPC 설립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해외사업을 위해 구성한 것의 절반이 넘는 SPC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한전은 그동안 모든 해외사업에 있어 SPC를 구성해 왔다. 지금까지 건설 단계에 있는 사우디 라빅·아랍에미리트연합(UAE) 슈웨이핫·멕시코 노르떼2의 3개 사업과 운영 단계에 있는 요르단 알카트라나·필리핀 일리한·필리핀 세부·필리핀 SPC 합자(나가 발전소 등)·중국 산서·중국 내몽고 풍력의 6개 사업에서 SPC를 구성했다.
해외사업 직접진출 보다는 SPC 설립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리스크 감소 때문이다. 민간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출자를 통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지주회사가 재출자해 SPC를 구성하는 방법으로 사업이 실패할 시 여파를 지주회사 선에서 막을 수 있다. 사업을 위한 투자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전이 SPC 추가 구성을 계획 중인 분야는 해상풍력·합성천연가스(SNG)·자원 트레이딩·고압직류송전(HVDC) 등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준공 한전이 민간발전사업자로 참여하는 요르단 IPP3 사업도 곧 SPC를 구성할 예정이다.
기존 사업이 발전소 운영부문에 집중돼 있었다면 신규 SPC는 사업영역 확대에 있다.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국내에서 먼저 사업 실증을 한 후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식이다.
SNG SPC는 SNG 플랜트 EPC(설계·시공·조달)를 주 사업으로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구성된 석탄가스화복합화력(IGCC) SPC인 켑코우데가 아직 해외사업 성과가 없지만 SNG SPC와 협력해 수출형 플랜트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원 트레이딩 역시 기존 발전용 연료 수급이 중심이던 자원 사업을 해외 매매로까지 확대한 것으로 한전이 신규 수익모델로 구상하고 있는 분야다. HVDC는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상용화와 해외수출을 위한 SPC 구성을 진행 중이다.
고재한 한국전력 해외사업전략실장은 “전력과 발전 분야 해외 사업은 대단위 프로젝트로 한전이 혼자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금융권에서도 여러 기업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일된 소통창구로 SPC 구성을 요구한다”며 “신규기술 개발과 이를 이용한 해외 시장 개척에서 SPC 추가 설립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 SPC 구성현황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