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주력공장 경영권도 홍하이에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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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샤프의 액정패널 생산 거점인 사카이공장 경영권이 대만 홍하이(폭스콘)로 넘어간다. 홍하이는 지난 달 샤프의 최대주주 자리를 거머쥔데 이어 주력 공장까지 확보, 사실상 샤프 전체를 인수했다고 볼 수 있다.

10일 일본 현지 언론은 샤프가 주력 생산거점 사카이공장을 운영하는 자회사 샤프디스플레이프로덕트의 지분 일부를 오는 6월께 컬러필터 생산업체인 돗판인쇄와 다이니폰인쇄 등에 매각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샤프디스플레이프로덕트에 대한 샤프의 지분율이 낮아져 자회사-모회사 관계가 정리된다.

반면에 지난달 샤프 지분 10%와 이 회사 지분 46.48%를 각각 사들였던 홍하이는 두 회사의 1대 주주로서 생산공장까지 통합 경영할 수 있게 됐다.

샤프디스플레이는 지난 2009년 10월 샤프가 93%, 소니가 7%를 각각 출자해 설립했다. 샤프는 홍하이에 이어 이번에 7%를 추가 매각하게 되면 지분은 40% 미만으로 떨어진다.

사카이공장은 유리기판을 사용해 60인치 이상 크기의 초대형 LCD 패널을 생산하는 샤프의 주력 생산 거점이다. TV 시장이 축소되면서 현재 이 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진데다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자체 운영이 어려워지자 샤프는 지분 매각과 경영권 포기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샤프는 홍하이에 지분을 넘기고 받은 자금 1300억엔(약 1조8100억원)을 경영 정상화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전문가들은 사카이공장 경영권이 세계 최대 EMS(전자제품 생산전문)기업인 홍하이로 넘어가면서 공장 가동률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60인치 대형 패널 생산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샤프는 지난 1분기 3900억엔 적자를 기록, 당초 예상보다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회사 측은 앞서 2900억엔 적자를 전망했으나 태양전지 판매와 TV사업 부진이 적자폭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1분기 미국 리먼 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1258억엔 적자를 기록한 후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경영권을 대만 업체에 넘기는 수모를 겪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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