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업계, 김중겸 한전 사장 연이은 해외 행보에 우려

전력업계가 김중겸 한전 사장의 해외사업 광폭 행보에 우려를 표출했다. 경영 전반이 해외 사업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정작 안방의 전력산업이 부실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해외매출 50% 달성 목표를 제시한 김중겸 한전 사장의 글로벌 행보는 갈수록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사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산서와 내몽골 현지법인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돌아왔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중국정부, 유관기관과 유대를 강화해 중국 사업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김 사장은 산서성 성정부·대당집단·중국 전력기업연합회 등을 방문해 현지법인 업무보고와 사장 면담, 발전소 시찰 일정을 소화했다. 산서성장과의 면담에서는 현재 사업의 애로사항을 논의하고 중국 정부 차원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김 사장의 이번 출장을 계기로 중국 진출에 재차 속도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당집단과 풍력사업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한전은 앞서 지난해 11월 내몽골 풍력발전 증설 사업에 1500만달러 출자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한전의 해외사업 확대 기대와는 달리 전력 업계는 불안하다는 눈길을 주고 있다. 국내 전력 시장 총 책임자의 해외 출장이 잦아지면서 국내 전력 주요 현안들이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중겸 사장은 올해에만 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영국·프랑스·독일·중국 등을 방문했다. 중국 출장은 봄 피크로 예비전력이 500만㎾이하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준비단계가 떨어진 3일 이후에 바로 이뤄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70년대 전력설비들이 운용되고 있는 곳이 많다”며 “해외 사업보다는 설비 노후화 문제가 더 시급해 보인다”고 전력 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전이 본연의 업무인 국내 전력공급 안정화보다 수익성 사업과 해외사업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분신사태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밀양 송전탑 문제와 9.15 순환정전 보상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외사업 매출 50% 목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다. 무리한 사업 진출에 따른 손실로 재무구조가 더 빈약해 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중국 사업 역시 적자와 사업 가동 지연, 하남성 화력발전 등 일부 사업의 철수로 무리한 해외진출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이동승 한국전력 홍보팀장은 “해외사업 강화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루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매출 신장으로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국내 전력산업에 대해서도 안정성 확보 기조로 성능보강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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