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개장될 중소기업 전용 제3시장의 명칭이 `코넥스`로 명명됐다.
코넥스 개장이 급물살을 타면서 코스닥시장과 차별성이냐, 또 하나의 프리보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5일 금융위원회는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진입과 퇴출 요건, 공시의무 등이 대폭 완화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코넥스에 진입할 수 있는 중소기업 요건은 감사의견이 적정한 기업 중 코스닥시장 진입요건의 10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의 자기자본, 매출 또는 당기순이익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된다.
해산이나 회생절차 기각 등 즉시 상장폐지 요건이 되거나 감사의견 부적정, 의견거절 등을 받을 때는 퇴출된다. 다만 재무요건은 퇴출요건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특히 코넥스 상장은 지정자문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하되, 시행 초기에 한국거래소 등이 직접 적격성 심사를 해 상장시킬 수도 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코넥스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는 전문투자자로 한정된다. 증권사와 펀드, 정책금융기관, 은행, 보험사,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 등이 해당한다. 개인투자자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만 허용된다. 108개 창업투자사가 운용 중인 벤처캐피털, 헤지펀드에 투자(5억원 이상)할 수 있는 개인도 투자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투자자의 외면을 받아 현재 제 기능을 전혀 못하는 프리보드처럼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코스닥시장과 프리보드 등 중소기업에 특화된 자본시장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로서 역할이 미흡하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상장으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신뢰성 있는 거래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제3의 시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의 눈
“신시장 개설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
금융위가 이번 중기 전용 증시 개장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이다. 그만큼 코넥스 탄생은 이미 공론화됐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3일 금융위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가진 브리핑 현장에서도 `기존 코스닥과 충돌 여부`가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진웅섭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코스닥은 어느 정도 성숙단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에 코넥스는 업력이나 규모, 수익성 등에서 코스닥 상장 이전 단계의 초기 벤처·중소법인을 대상으로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참가자 역시 코넥스는 지정자문인이나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돼, 모든 투자자가 자유롭게 참여하는 코스닥과는 차별화했다는 게 진 국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코넥스는 코스닥과 수직적으로 긴밀히 연계돼 코넥스에서 성장 기초를 닦은 뒤 코스닥으로 옮겨 타, 일반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은 코넥스와 코스닥을 상보적 관계로 운영, 끊김없는(seamless) 자금조달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코스닥이나 프리보드 모두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코넥스의 참여자를 전문투자자로 한정하면 수요 기반이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진 국장은 “중기 주식은 고위험·고수익 특성이 있어 정보 취득이나 분석능력이 약한 개인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고 시장참여 제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렇지만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개인도 간접투자 방식으로 투자 참여가 가능하도록하고, 전문투자자는 아니더라도 중소기업 투자 전문성이 인정되거나 위험을 감내할 능력이 있는 투자자 역시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진 국장은 덧붙였다.
또 초기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넥스 상장 중소기업에는 공시 부담도 대폭 준다. 코넥스 내에서 증권을 발행하는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하고 사업보고서도 약식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분기와 반기보고서 제출은 면제한다. 경영사항 수시공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과 횡령, 배임 등 건전성 저해행위로 한정했다.
금융위는 코넥스의 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세제혜택 부여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다. 코넥스 상장 이후 1년 정도 기간이 지난 기업에는 코스닥시장 상장시 상장적격성 심사를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달 공청회를 개최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안에 코넥스를 개설할 예정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