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서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구글의 모바일 매출에는 안드로이드보다 애플 iOS가 훨씬 더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 시각) 외신들은 영국 가디언의 기사를 토대로 모바일 업계 분석 전문 블로그인 아심코(www.asymco.com)가 분석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모바일 생태계와 구글의 전체 모바일 플랫폼 전략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선 영국 가디언은 지난 3월 말 구글과 오라클의 소송에서 구글이 제시한 보상금액을 토대로 추산해 2008년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첫 출시부터 2011년 말까지 4년 동안 안드로이드 단말기로 발생된 구글의 매출은 5억5000만달러에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4년간 개통된 안드로이드 단말기 숫자(구글 발표)를 대입하면 단말기 1대 당 연간 10달러 정도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심코는 안드로이드 개통 숫자와 구글 모바일 런레이트 매출 등을 대입해 1대의 안드로이드 단말기 당 연간 1.7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재분석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누적 매출 5억4400만달러=오라클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가 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의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제소했으며 판사는 두 회사가 합의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지난 3월 28일(현지시각) 합의안을 법정에 제출했다. 그러나 오라클은 이를 거부했고 4월 16일 법정에서 만나게 된다.
3월 28일 구글이 제출한 합의안에 따르면 구글은 오라클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두 건에 대해 2011년까지의 손실 배상액으로 280만달러를 제안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2012년 12월 22일로 특허가 만료되는 ’104 특허에 대해 272만달러를, 2018년 4월 7일 만료되는 ’520 특허에 대해 8만달러를 지불한다. 그리고 미래 손실에 대해서는 ’104 특허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 매출의 0.5%를, ’520 특허에 대해서는 매출의 0.015%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영국 가디언은 일시 보상금 280만달러도 안드로이드 OS 매출의 0.515%로 계산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역산해보면 2011년 말까지 발생한 안드로이드 매출은 5억4400만달러라고 추정했다.
또 2011년까지 전 세계 누적 안드로이드 단말기 개통 숫자를 대략 2억대로 추산했을 때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 당 구글이 벌어들인 매출은 연간 10달러를 상회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의 확인 요청을 구글은 거절했다.
하지만 모바일 업계 전문 블로그 아심코로 유명한 호레이스 데디우는 이 숫자를 다시 분석했는데, 호레이스 데디우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 당 구글의 연간 매출은 1.7달러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당 연간 1.7달러 벌어=호레이스 데디우는 영국 가디언의 분석과 구글이 밝힌 연도별 안드로이드 단말기 개통 숫자를 토대로 안드로이드 매출을 추정했다. 2008년과 2011년 사이에 단말기 제조사들이 구글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가정하고 연도별 총 매출을 추정했을 때 2011년 구글의 안드로이드 매출은 4억달러 내외다.
호레이스 데디우의 계산에 따르면 2011년 안드로이드 개통 숫자(약 2억3500만대로 추정)로 2011년 매출 4억달러를 나눴을 때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 당 ‘연간’ 1.7달러를 벌어들이게 된다.
1.7달러라는 금액의 향후 증감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 다양화와 사용자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이 늘어나고 있어 이 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초기 스마트폰 사용자들보다 후기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서비스를 이것저것 이용해보는 데 열광적이지 않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일반 휴대폰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이 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호레이스 데디우는 구글의 1.7달러 매출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은 단말기 당 연간 10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아직 이 목표에 근접했다는 지표는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만일 매출 목표에 접근했다면 3억대의 안드로이드 단말기 개통 숫자를 감안할 때 안드로이드에서만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어야 했다.
지난해 10월 구글은 모바일 런레이트(mobile run rate)로 25억달러를 벌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안드로이드에서만 나온 매출이 아니다. iOS, 심비안, 윈도폰과 블랙베리 등 모든 단말기와 모든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다. 또 단말기의 모든 앱 내 광고와 모바일 브라우저 광고에 의한 매출을 계산한 것이다.
게다가 구글은 자사의 모바일 검색 매출의 3분의 2가 iOS 단말기에서 나온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른 서비스에서도 동일한 비율을 적용해본다면 지난해 구글의 모바일 매출 25억달러에서 16억달러 가량은 iOS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iOS 단말기의 개통 숫자를 다시 여기에 대입하면 구글은 2011년 기준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 당 1.7달러를, iOS 단말기 1대 당 9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점유율 50%, 돈은 iOS로 4배 더 벌어=호레이스 데디우는 “구글의 스마트폰 단말기 1대 당 연간 매출은 계속 늘어나겠지만 그 성장은 비(非) 안드로이드 단말기, 특히 iOS 단말기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 당 매출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구글은 iOS 단말기에서 자사의 검색과 지도, 웹브라우저를 기본 서비스로 이용하게 해주는 대가로 애플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애플 iOS를 탑재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 구글 검색과 맵이 기본 제공된다.
iOS 단말기 1대 당 2달러로 가정했을 때 2011년의 경우 3억1200만달러를, 2010년의 경우 1억7100만달러를 애플에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안드로이드 단말기가 워낙 대규모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가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의 말은 일리가 있다. 전형저인 박리다매의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경쟁자인 iOS 단말기는 구글에게 더욱 큰 시장이다.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평균 사용 연한이 2년으로 가정했을 때 구글은 안드로이드에서 3.5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00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애플은 2011년 iOS 단말기 1대 당 576.3달러, 즉 60만원의 수익(액세서리와 트레이드마크 라이선싱 포함, 앱스토어, 아이튠 뮤직, 무비, TV쇼, 아이북스, 카드와 텍스트북의 수입은 제외)을 올렸다.
지금까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단말기 사용에 따른 매출 숫자를 공개한 적이 없다. 구글은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운용체계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와 앱 판매로 매출을 발생시킨다. 아마존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구글 검색, 지도, 유투브 등 앱을 기본 탑재해야 한다.
구글의 2011년 총 매출은 약 380억달러, PC 웹브라우저의 온라인 광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MS는 전 세계 12억5000만대의 PC가 설치되어 있다고 추정했는데 MS의 추정치에 의하면 구글은 PC 1대 당 연간 30달러의 수입을 얻는다. 인터넷에 액세스하거나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PC도 포함해서다. 따라서 실제로 인터넷을 사용해 구글 광고나 서비스를 보는 PC 당 매출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