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단단히 화가 났다. 야후가 지난달 제기한 특허 침해 주장을 부정하면서 맞고소를 한데다 야후의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근 잇따라 특허 침해로 제소된 페이스북이 특허전쟁 전면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 미 주요 외신은 페이스북이 야후를 특허침해 혐의로 맞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야후가 페이스북에 특허 소송을 건 지 한 달도 채 안돼서다. 페이스북이 특허 문제를 삼은 부분은 야후 사이트의 맞춤형 콘텐츠 검색엔진, 플리커 사진 공유 서비스 등 10여건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페이스북이 소송을 걸면서 야후의 몇몇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한 점이다. 애초에 특허로 인정될 수 없는 기술이라는 지적이다. 야후가 제기했던 소송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페이스북은 소장에서 `이미 암묵적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기술`이 야후 특허로 버젓이 등록돼 있다며 전후 관계를 면밀히 파악한 뒤 이를 무효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마이텔네트웍스와 아메리카온라인(AOL), 컴퍼스랩 역시 페이스북을 특허 침해로 제소했다. 마이텔은 페이스북이 웹페이지 생성에 대한 자사 기술을 무단으로 이용해 피해를 입었다며 사용료 지불을 요구했고 AOL은 메시지 알람 서비스 기술을 페이스북이 도용했다고 밝혔다. 캠퍼스랩은 자사 특허 2개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이 최근 기업들에 잇따라 특허소송을 당하고 있는 이유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은 기업공개를 앞두면 주식 공모를 위해 투자자에게 좋은 이미지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특히 송사처럼 복잡한 일에 휘말릴 경우 재판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사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합의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 기업은 페이스북의 이런 상황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페이스북은 이들과 전면전을 벌이기 위해 조용히 반격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기준 페이스북이 보유한 특허는 60여건에 불과했다. 페이스북은 총알을 장전하기 위해 지난달 IBM과 필립스에서 수천만달러를 들여 800개에 이르는 특허를 인수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야후가 침해했다고 제소한 특허 중 페이스북이 원래 갖고 있던 기술은 2건에 불과하고 나머지 8건은 지난달 인수한 특허다.
독일 특허 전문가인 플로리안 뮬러는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무뎌졌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페이스북의 맞고소는 야후가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