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읽는 책과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방법도 있다. 책과의 만남도 책을 쓴 저자와의 만남이니 결국 사람과의 만남이 바뀌면 내가 바뀐다. 나의 인성도 내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간적 교류와 관계 속에서 투영된 역사적 산물이다. 오늘의 나는 개인으로서 내가 아니라 내가 만난 사람과 맺어진 인간적 관계 속의 나다. 그만큼 사람과의 만남이 나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관계다.
어떤 만남은 운명이라고 한다. 나도 지금까지 운명적인 만남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학부와 대학원 다닐 때 스승과의 만남, 그리고 미국 유학시절 지도교수와 운명적 만남이 없었다면 나의 운명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법정스님은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라 했다. 당구공처럼 스쳐지나가는 찰나적 만남은 한때의 마주침이라 기억도 나지 않는 만남이다.
세상을 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모든 만남을 우연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모든 만남을 기적으로 보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사실 우연한 만남이 운명을 바꾸는 기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나 생각지도 못한 관계로 발전하는 만남, 그런 만남은 정말 운명을 바꾸는 맛남이다. 오랜 기간의 만남은 인연의 폭과 골을 넓고 깊게 만든다. 그런 만남의 인연(因緣)은 아름다운 연인(戀人)으로 바뀐다.
여기서 말하는 연인은 사랑하는 남녀관계를 의미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형성되는 마음 깊은 모든 관계를 지칭한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만남도 가식적일 수밖에 없다. 내가 만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적 관계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될 미덕이다. 인간은 인간관계의 약자다. 관계를 아름답게 바꾸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세상 사람이 모두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연인으로 다가올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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